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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수도원을 엄격한 봉쇄로 세우게 된 이유

 

 

1. 아까 내가 썼다고 한 그 책에서(자서전 32-34장 참조)

나는 이 수도원(1562년에 이룩된 아빌라의 성요셉 수도원)을 세우게 된 동기와 이 집에서 옹골진 봉사가 있어야겠다는 것을 내가 알아듣도록 주께서 내리신 큰 은혜를 대충 말해두었었습니다마는, 사실 처음에는 보기에도 이렇듯 엄하고 게다가 연금(年金)조차없는 수도원을 세울 생각은 전혀 없었습니다. 오히려 조금도 아쉬울 것 없이 마련하고 싶었습니다. 물론 가냘프고 못난 위인이기는 하지마는, 내 편의보다는 제법 좋은 뜻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2. 그러던 참에 내게 들려오는 소식은 프랑스가 루터교인들로부터 폐해와 파괴를 당하고 있으며 가련한 그 종파가 날로 번져나가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프랑수아 1세 및 아응리 2세 치하에 눌렀던 프로테스탄트 혁명은 데레사가 첫 수도원을 세우던 1562년 무렵 프랑스를 휩쓸었음-역주).

나는 여간 걱정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무엇이나 되는 것처럼, 또 무엇이나 할 수 있는 것처럼 주대전에 울며불며 그 막중한 불행에서 구해주시라고 애원하였습니다. 그곳에서 죽어가는 그 숱한 영혼들 중에 단 한 명만이라도 구할 수 있다면, 나는 천 번이라도 목숨을 내놓을 것 같았던 것입니다. 하지만 나같이 못난 여자의 몸으로는 님을 섬긴다는 것은 마음뿐이지 별도리가 없음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님께는 그렇듯 원수가 많은 반면 친구는 적은만큼, 이들만이라도 열렬해야겠다는 것이 내 소원이었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드디어 나는 비록 작기는 할망정 내 안에 있는 것을 가지고 일을 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그것은 곧 힘 닿는 데까지 복음적 교훈을 깔축없이 지키고 이 집에 사는 소수의 수녀들이 이 길을 걸어가게 인도하는 것이었습니다. 당신을 위하여 모든 것을 버리기로 작정한 사람을 언제나 도우시는 하나님의 크신 자비를 믿기에 그런 것입니다. 그 수녀들은 내가 마음속으로 그려보던 바로 그러한 이들이므로 내 허물도 덕성스러운 그들 속에서는 힘을 쓸 수 없을 것이고, 따라서 나도 약간은 님을 기쁘게 해드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교회를 지키는 이들과 교회의 방패가 되는 설교가, 학자들을 위하여 기도에 전심하여 가능한 데까지 우리 주님을 도울 것입니다. 주님은 그토록 많은 은혜를 베푸신 그들한테서 구박을 당하시고, 그 반역자들은 다시금 주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려 들므로 아마도 주님께서는 머리 누이실 자리도 없으신 것만 같습니다.

3. ! 나를 구속하신 주님이여, 이를 생각할 때 어찌 내 마음이 편할 리 있으오리까? 도대체 오늘의 그리스도인들이란 어떻게 생겼길래 가장 당신을 섬겨야 할 사람들이 매양 당신을 거스르고 있으니‥‥. 당신은 더할 수 없는 은혜를 그들에게 베푸시고, 벗으로 그들을 뽑으시고, 그들 가운데 사시면서 성사를 통하여 그들과 사귀거늘, 당신이 그들 때문에 받으신 고통이 아직도 모자라서 그들은 그러는 것이옵니까?

4. 주여, 정말이지 오늘에 있어서는 세속을 떠난다는 것만으로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당신께 대한 불충이 이다지도 심한 터에 우리가 바랄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그들이 우리를 더 알아줄 만한 무엇이 있기라도 합니까? 우리에게 대한 그들의 친분이 계속되도록 무슨 썩 좋은 일이라도 우리가 했단 말입니까? 저들은 손수 저지른 죄를 받게 되었고, 저들의 향락으로 영원한 불로 뛰어들고 말았습니다. 제 일은 제가 알아서 하는 것입니다마는, 이렇듯 많은 영혼들이 죽어가는 것을 보고 내 마음이 부서지는 것을 나는 견별 수가 없습니다. 이미 결판이 난 죄벌이야 말할 나위도 없지마는, 나날이 죽어가는 영혼들이 더 이상 늘지 않기를 바랄 따름입니다.

5. ! 그리스도 안의 내 자매들이여, 이 기도가 잘 되기 위하여 나를 도와주십시오. 주님은 이를 위하여 여러분을 이곳에 모이게 하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여러분의 성소고, 이것이 바로 여러분이 할 일이고, 이것이 바로 여러분의 소원이라야 하고, 이것이 바로 여러분의 기도 목적이 되어야 하고, 그리고 여기에 여러분의 눈물이 있어야 합니다.

친애하는 자매들이여, 우리가 할 일은 세속의 그것이 아닙니다. 사람들이 우리 집을 찾아와 기도를 부탁하면서 연금이나 재물을 하나님께 빌어달라고 할 때, 나는 우습다가도 곧 슬퍼지곤 합니다. 마음 같아서는 그 모든 것을 박차버릴 수 있게 주님께 빌었으면 싶은 것입니다. 그들의 뜻이 나쁘다는 것이 아닙니다. 나의 경우, 하나님께서 그런 일에는 결코 내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들의 정성을 보아 나는 응하여줍니다.

세상은 온통 뒤끓고 있고 누구네 말마따나 그리스도를 다시 처형하고자 백천 가지 증언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당신의 교회를 쓰러뜨리려는 이 마당에 만일의 경우 그러한 부탁을 하나님이 들어주신다면, 영혼 하나라도 천국을 놓칠 그러한 일로 우리가 시간을 낭비해서야 되겠습니까? 아닙니다. 자매들이여, 하잘것없는 일을 가지고 주님과 논할 때가 아닙니다.

정말이지, 언제나 도움받기를 좋아하는 인간의 연약함을 전혀 생각지 않는다면, 우리도 한몫 도울 수 있다면 좋은 일이기도 합니다만 그런 일로 극성을 부리면서 하나님께 빌어서는 아니 된다는 것을 그들이 알아주었으면 퍽도 기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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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d Bless Yo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