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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말했던 완전한 사랑의 문제를 다시 말함

 

 

1. 이야기가 많이 빗나갔습니다마는, 여태 말한 것은 아주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알아듣는 이는 나를 과히 허물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럼 이제는 우리가 서로 가지고 싶어하는 사랑으로 되돌아갑시다. 내가 말하는 사랑이란 순수 영신적인 것으로서 정말 내가 이것을 알아듣기나 하는지 나도 모르겠고, 이러한 사랑을 가지는 이가 그리 많지도 않으니 많이 말할 것도 없을 성싶습니다.

주님께 이 사랑을 받은 사람이면 깊이 감사를 드려야 할 것입니다. 그는 완덕에 높이 올라간 표가 되니 말입니다. 아무튼 나는 이 사랑을 들어서 약간이나마 다루어볼까 합니다. 그러다 보면 혹시 얻음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누구든지 제 눈앞에 덕을 보노라면 마음이 그리로 쏠려서 얻고 싶어지고, 또 얻으려고 노력하게 되는 것입니다.

2. 주께서 나를 도우시어 이 사랑을 알아듣게 하시고, 더욱이 이를 들어 말할 줄 알게 하소서. 사실 나는 아무래도 영신적인 사랑이 무엇인지, 그리고 언제 이것이 감각적인 사랑과 뒤섞이는지 모르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도 어찌하여 내가 이에 대한 말하게 되는지 그것조차 모르겠습니다. 마치 먼 데서 하는 이야기 소리를 듣기는 하면서도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처럼 나 역시 내 자신이 하는 말을 잘못 알아들을 수도 있겠지마는 잘 말하라시는 것이 주님의 뜻입니다. 혹시 어느 때 엉뚱한 소리를 하게 된다면, 그것은 무엇 한 가지 제대로 할 줄 모르는 나의 됨됨이에서 오는 것입니다.

3. 내 생각은 다음과 같습니다. 하나님께서 어느 영혼에게 이 세상이 무엇인지 그 실상을 똑똑히 알게 해주시고, 그리고 그에게 다른 세상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시어 이승과 저승, 영원한 저 세상과 꿈결 같은 이 세상의 차이를 알게 해주시고, 또 창조주를 사랑하는 것이 무엇이며, 피조물을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체험으로 - 이것은 단순한 인식이나 신앙이 아님 - 밝히 터득하게 하실 때, 혹은 창조주를 사랑할 때 무엇을 얻고 피조물을 사랑할 때 무엇을 잃는지, 창조주는 누구시며 피조물은 무엇인지를 가르쳐주실 때, 그 외에도 기도 중에 자신을 온전히 내맡기는 영혼, 혹은 당신이 원하시는 영혼에게 당신께서 친히 가르처서 허다한 진리를 밝혀주실 때, 그러한 영혼은 아직 이 경지에 도달하지 못한 영혼보다 훨씬 더 다르게 사랑할 줄 안다는 것입니다.

4. 자매들이여, 혹시 여러분은 내가 한 말이 긴치 않다. 그런것은 이미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실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제발 그리되기를 나는 주께 빕니다. 알 만큼 다 알고 마음속에 새겨두시기를 빕니다. 정말로 안다면 내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알 것이니, 주께서 여기까지 도달하게 만드신 영혼은 이 사랑을 지니고 있는 것입니다.

주께서 이 경지에 도달케 하신 사람들은 그 영혼이 너그럽고 왕자연하여서 우리 육체와 같이 하잘 것 없는 것은 제아무리 아름답고 제아무리 매력이 있어도 그 사랑으로는 마음이 차지 않습니다. 물른 보아서 즐겁기는 하지마는, 그것을 내신 주님을 찬미하는 것뿐이지 거기에 주저앉는다는 것이 아님니다. '주저앉는다', 그런 사물에 사랑을 준다는 뜻에서 하는 말입니다만 순수한 사랑을 가지는 이들에게는 그런 따위를 사랑하는 것이 실상 없는 것을 사랑하는 것이요, 그림자를 사랑하려고 덤비는 것이나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따라서 자신이 부끄러워서 낮을 들 수 없을 것이고, 그런 것을 사랑한다고 주님께 아뢰기에는 너무나도 창피해서 못 견딜 것입니다.

5. 아마도 여러분은 말할 것입니다. 그런 사람들은 사랑을 할줄도 모르고 갚을 줄도 모를 것이라고, 그러나 아닙니다. 이미 그들에게는 사랑을 주고받고 하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물론 그들도 사람이니까 남한테 사랑을 받는 것이 우선은 기쁘겠지만, 이내 자기로 돌아와서는 그게 어리석은 짓이라고 느끼는 것입니다. 기도나 가르침으로 자기 영혼에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 아니라면, 영혼에 도움은 커녕 해만 돌아오는 호의라면, 어느 것도 짐스럽다는 것을 그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호의를 베푸는 이들에게 감사를 안 한다든지 그들을 위하여 주님께 빌어줌으로써 은혜 갚기를 저버린다든지 하는 일은 없습니다.

그들은 사람들이 자기네를 사랑하는 것은 주님께 원인이 있는 것처럼 생각합니다. 자신에게는 사랑을 받을 만한 아무것도 없음에도 사람들이 자기네를 사랑하는 것은, 주께서 자기네를 사랑하기 때문이요, 따라서 사랑은 결국 주님께로부터 오는 것으로 아는 것입니다. 그런 만큼 사랑을 갚는 것도 주님께 맡겨버리고, 그러한 뜻으로 주께 빌면 그 이상은 마치 자기네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듯이 자유로울 따름인 것입니다.

모든 것을 깊이 헤아려보고 나서 나는 이따금 이런 생각을 합니다. 우리를 완전한 선으로 잘 이끌어줄 수 있는 사람들 말고 딴 사람들이 우리를 사랑해주었으면 하는 욕구야말로 그 얼마나 심한 몽매함인가 하고 말입니다.

6. 이제 알아둘 일은, 우리가 남한테서 받고 싶어하는 사랑이란 항상 우리의 잇속이나 만족을 내세운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완전한 사람들은 세상이 줄 수 있는 행복이나 쾌락을 모두 다 짓밟아버립니다. 그들이 혹시 만족을 찾는다치면, 하나님 이외의 것, 하나님에 관한 것 이외에는 다른 만족을 느낄 수 없으니 남한테 사랑을 받는다는 것이 그들에게 무슨 보템이 되겠습니까?

7. 한번 이 진리를 깨치고 나면, 남이 내 마음을 알아준다, 못알아준다 하면서 애태우던 일이 우습게 생각될 것입니다. 좋은 사랑이라도 갚음을 바라는 것이 우리의 심정입니다마는, 갚음을 받은 사랑은 한낱 지푸라기요, 바람결 같은 것이요, 바람에 쓸려가는 가법디 가벼운 것‥‥. 그러므로 많은 사랑을 받았대서 우리에게 남는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내가 말한 그 사람들은 영혼의 이익을 위한 사랑이 아니면 - 그들은 사랑 없이는 이내 지쳐버리는 우리의 인간성을 잘 알고 있습니다 - 남한테 사랑을 받든 아니 받든 도무지 상관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그런 사람들은 하나님 외에는 아무도 사랑하지도 않고 사랑할 줄도 모르는 게 아니냐고 생각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아주 진정한 사랑, 더없이 정깊은 사랑, 더없이 잇속있는 사랑을 훨씬 더 많이 - 한마디로 사랑만을 -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언제나 받기보다 주기에 열중하고, 그것은 하나님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인 것입니다. 나는 감히 말합니다. 이것이야말로 사랑이라 불리울 수 있고, 다른 하찮은 애정들은 그 이름만을 함부로 따다가 쓰는 것이라고.

8. 또 여러분은 생각할는지 모릅니다. 눈에 보이는 것을 사랑하지 않고 무엇에다가 정을 주느냐고. 그렇습니다. 그들도 보는 것을 사랑하고 듣는 것에 정을 줍니다. 그러나 그들이 보는 것이란 '늘 있는 그것'입니다. 그들이 누구를 사랑한다면 그들의 눈은 즉시 육체를 거쳐 영혼에로 돌려지고, 동시에 사랑할 것이 무엇인가를 찾게 됩니다. 그리하여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할지라도 파기만 하면 그 광에서 금이 나올 싹수나 기미가 보일 때는 사랑하는 수고도 어렵지 않을 것이니, 그 영혼의 행복을 위한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달갑게 여기게 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영혼을 사랑할 마음이 있습니다만, 그 영혼이 좋은 것을 지니지 않고 주님을 많이 사랑하지 않는 한, 사랑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잘 아는 까닭입니다.

나는 방금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설사 그 영혼이 본성의 매력을 다 갖추고 있고, 좋은 일이면 다 해주고, 죽기까지 하면서 사랑을 요구하더라도 그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는 없을 것이고, 더구나 오래도록 정을 붙이게 할 수는 없습니다. 이미 그들은 세상의 모든 것을 경험해서 알고 있는만큼, 주사위의 속임수에 넘어갈 그들이 아닙니다.

그들은 벌써 상대방과 맞지 않으며, 그러기에 서로가 오래 사랑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 상대방이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지 않을 적에는 목숨과 함께 사랑은 끝나고말며, 주님을 사랑하지 않으면 두 사람은 서로 딴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9. 주께서 참다운 예지를 내려주신 영혼은 이승에서만 존속하는 사랑을 그 가치 이상으로 높이 평가하지 않을 뿐더러, 그 가치조차도 알아주지 않는 것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세상의 쾌락이나 명예나 부귀를 누려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오락과 심심풀이할 여유가 있을 때에는 그런 사랑이 소용될는지도 모르겠지마는, 그까짓 것은 이미 다 버린 지 오래인 사람한테는 그것이 아무것도 아닌 하찮은 것으로 여겨질 것입니다.

그런 사람이 혹시 누구를 사랑한다면, 상대방의 영혼이 주님을 사랑하고 주님의 사랑을 받기 위한 애정인 것이니, 그 외의 다른 사랑은 오래 가지 않는다는 것을 그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 애정은 매우 힘드는 것으로서 남을 돕는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다하고, 사소한 선을 위하여서도 천의 생명을 버릴 각오를 하는 것입니다.

, 고귀한 사랑! 사랑의 임금이시며 우리의 행복이신 예수님을 본뜨려 하는 그 사랑이여!

 

 6장.hwp



 


God Bless Yo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