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예수기도

이집트의 은수사인 거룩한 수도원장 이사야는 예수 기도는 정신을 위한 거울이요, 양심을 위한 등불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사람은 그것을 집에서 쉬지 않고 울려 퍼지는 고요한 음성이라고 비유했다. 도둑이 몰래 집에 들어왔을 때에 누군가가 깨어 말하는 음성을 들으면 황급히 도망친다. 집은 마음이요, 도둑은 악한 충동이다. 기도는 깨어 지키는 사람의 음성이다. 그러나 깨어 지키는 사람은 내가 아니라 그리스도이다.
신령한 활동은 우리 영혼 안에서 그리스도를 구체화한다. 여기에는 끊임없이 주님을 기념하는 것이 포함된다. 우리는 주님을 우리 영혼, 우리의 마음, 우리의 의식 안에 감춘다. '내가 잘지라도 마음은 깨어 있다'(아 5:2). 나는 잠은 자지만, 마음은 기도 안에, 즉 영원한 생명, 천국, 그리스도 안에 견고히 머물러 있다. 나의 존재는 그 근원에 견고히 뿌리를 내리고 있다.
이러한 상태를 획득하는 방편은 "주 예수 그리스도, 하나님의 아들이시여, 죄인인 나를 불쌍히 여기옵소서"라고 기도하는 것이다. 소리를 내거나 머리속으로, 천천히, 주의를 집중하여, 그리고 이 기도에 적합하지 않은 모든 것을 마음에서 제거하고서 이 기도를 반복하라. 세상적인 관심들만 부적당한 것이 아니라, 온갖 종류의 기대, 대답, 내적인 환상, 시험하는 것, 낭만적인 꿈, 호기심에서 비롯된 질문과 상상 등도 적당치 못하다. 겸손, 육체와 영혼을 절제하는 것,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싸움에 관련된 모든 것과 마찬가지로 단순함 역시 필수적인 조건이 된다. 특히 초심자는 조금이라도 신비주의적인 경향을 지닌 모든 것을 조심해야 한다. 예수 기도는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의 은혜라고 불리는 능력-이것은 세례 받은 사람들의 안에 감추어져 있지만 항상 현존하고 있다- 을 받아 활용하여 열매를 맺을 수 있게 해주는 하나의 행위요 실질적인 작업이요, 수단이다. 기도는 우리 영혼 안에서 이 능력이 결실을 맺게 해준다. 그 외에 다른 목적을 갖지 않는다. 기도는 단단한 껍질을 깨뜨리는 망치이다. 망치는 단단하며, 망치로 때리면 상처를 입는다. 유쾌함, 큰 기쁨, 하늘의 음성 등에 대한 생각은 모조리 버리자.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길은 단 하나인데, 그것은 십자가의 길이다. 나무에 십자가 형태로 못 박히는 것은 끔찍하게 괴로운 일이다. 그 외에 다른 것을 기대하지 말라. 우리는 엄격한 자기훈련 하에서 단순하고 획일적인 생활방식으로 단단히 못 박음으로써 우리의 몸을 십자가에 매달았다. 우리의 생각과 상상은 엄격하게 제어되어야 한다. 기도문과 성경, 시편이나 거룩한 교부들의 글을 읽음으로써 그것들을 단단히 못 박아야 한다. 우리의 상상력이 제멋대로 돌아다니도록 내버려 두어서는 안된다. 소위 "생각의 비행"이라고 부르는 것은 목적도 없이 환상의 세계에서 허우적거리는 것이다. 우리의 생각이 기도에 집중되지 않은 것을 발견하면, 즉시 기도에 생각을 집중시켜야 한다.
상상과 생각이 잘 훈련된 개처럼 우리에게 순종하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그것이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요란하게 짖어대며 쓰레기통을 뒤지며, 하수도에서 딩굴게 해서는 안된다. 또한 우리는 언제라도 생각과 상상을 다시 불러들일 수 있어야 하며, 매 순간 그리해야 한다. 만일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마치 매번 타는 사람이 바뀌기 때문에 결국은 지쳐 쓰러지는 말과 같다고 성 안토니는 말한다.
호두 껍질을 너무 세게 치면, 알맹이까지 부서지기 때문에 조심해서 내리쳐야 한다. 마찬가지로 갑작스럽게 예수 기도를 시작해서는 안된다. 처음에는 예수 기도를 보류하고, 그 후에라도 다른 기도도 함께 사용하는 것이 좋다. 물론 지나치게 걱정을 하는 것도 좋지 않다. 우리가 "주여, 나를 불쌍히 여겨 주옵소서" 라는 기도에 적절하게 주의를 집중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우리는 인간이기 때문에 우리의 기도는 분산되고 산만하게 되어 있다. 오직 "천사들이 하늘에서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얼굴을 항상 뵈옵느니라'(마 18:10).
우리는 흙으로 된 몸과 그에 따른 욕망을 가지고 있다. 처음에 우리가 여러 시간 동안, 혹은 하루 종일, 또는 그보다 더 오랫동안 기도 연습을 완전히 망각하더라도 놀라서 높은 하늘에 대고 소리를 칠 필요가 없다. 그것을 자연스럽게, 그리고 단순하게 받아들이라. 우리는 다른 일에 지나치게 사로잡혀 있기 때문에 바람이 어떻게 부는지 지켜보아야 한다는 사실을 망각하는 초보 선원이다. 그러므로 우리 자신에게는 아무 것도 기대하지 말자. 또한 다른 사람에게도 아무 것도 요구하지말자.
정신집중과 방심은 전혀 다르다. 기도는 우리의 생각을 활기차고 분명하게 해줄 것이며, 그 때에 우리의 생각은 올바르게 된다. 기도하는 사람은 주위에 있는 모든 것을 보고, 모든 것을 관찰한다. 그러나 이런 일을 올바르게 행하는 것은 기도를 통해서만 이루어진다. 기도는 모든 사물에 분명한 빛을 비추어 준다.
우리 안에 있는 깨끗한 영역에서 영은 활동한다. 우리가 이와 같이 독립된 마음의 영역을 계속 확장하는 한, 우리의 신령한 성품은 계속 성장할 것이다.
기도는 내면의 평온, 슬픔 속에서의 평화로운 위안, 사랑, 감사, 겸손 등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반면에 우리가 긴장하거나 의기양양한 상태나 깊은 절망 속에서 흔들리고 있다면, 우리가 통회하거나 슬퍼하거나 과도하게 행동하려는 생각을 품는다면, 혹은 황홀한 경험을 하거나 음악 감상과 같은 감각적인즐거움에 취해 있다면, 만일 커다란 즐거움이나 만족을 느껴서 자신이나 온 세상에 만족한다면, 우리는 옳지 않은 길에 서있다고 보아야 한다. 지나치게 자신을 의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럴 때에는 뒤로 물러나서 모든 참된 기도의 출발점이되어야 하는 자책으로 돌아가야 한다.
빛의 천사는 평화를 가져다주며, 어두움의 사자들은 어떤 대가를 치뤄서라도 그 평화를 파괴하려 한다. 거룩한 교부들은, 우리가 악한 세력들을 식별하며, 그것들을 선한 세력들과 분리할 수 있다고 말한다.


God Bless Yo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