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영의 밤


십자가의 성 요한이 ‘어둔 밤’에서 말하는 첫째 밤은 고요와 일치의 기도, 그리고 황홀경의 기쁨을 준비시키기 위해 영혼을 정화시키는 밤이다. 그러나 영적 결혼이라는 더 항구하는 순수한 기쁨 이전에, 황홀한 일치에서 영혼이 일반적으로 치르는 근본적이고 깊은 정화가 필요하다.


(1) 영의 밤의 존재 이유,

(2) 영의 밤의 시련,

(3) 영의 정화에 대한 효과.


(1) 영의 밤의 존재 이유


 영적 결혼 또는 일치의 변모  속에서 하느님과 일치하기 위해, 영혼 안에 남아 있는 불완전한 것들을 모두 씻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 십자가의 성 요한은 이 불완전한 것들에 두 종류가 있다고 말한다. 즉 하나는 습성적인 것이고 다른 것은 현실적인 것이다.


(가) 영의 밤에는 습성적인 불완전이 두 가지 있다.


ㄱ) 먼저 “애착과 불완전한 습성입니다. 미처 감성의 정화가 되지 않은 영 안에, 아직 습성의 뿌리가 남아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너무 강렬한 애정 같은 것이다. 그러므로 영의 밤에서는 이 습성들의 뿌리를 뽑아야 한다.


ㄴ) 또 다른 “습성적인 불완전은 진보한 이들의 단계를 거치지 못한 사람이면 누구나 다 지니고 있는데, 이미 말한 대로 사람의 합일이 이뤄진 완전한 상태에는 있을 수 없는 것입니다.”


(나) 그리고 똑 같이 현실적 불완전에도 두 가지가 있다.


ㄱ) 영의 밤에 있는 영혼은 풍성한 영적 위로에서 오는, 헛된 자만과 교만에 빠지게 된다.  이 현실적 불완전에서 감정은 가끔 헛된 착각이나 거짓 예언을 믿게 하고, 거짓된 환시로 영혼을 이끈다.


ㄴ) 또 이 현실적 불완전은 하느님 앞에 무엄한 자가 되게 하여, 영혼에게 모든 것의 열쇠인 두려움을 잃게 한다.

 그러므로 위와 같은 습관적인, 불완전한 성향들을 영혼이 정화와 함께 바로잡아야 한다. 이 정화를 도와 주기 위해 하느님께서는 영혼에게 둘째 밤의 시련을 보내 주시는 것이다.


(2) 영의  밤의 시련


  영혼을 바로잡고 정화하기 위해, 하느님께서는 오성을 어둠 속에 두고, 의지를 메마름 속에, 기억을 억제하면서, 감정을 고통과 불안 속에 두신다. 이것은 십자가의 성 요한이 말한 것이며, 하느님께서는 주입적 관상(신비신학)의 빛을 통해서, 영혼을 정화시키신다는 것이다. 이 관상의 빛은 그 자체로는 생생한 빛이지만 영혼의 무지와 더러움으로 인해 영혼에게는 매우 고통스럽고 캄캄하다.


(가) 주입적 관상에서 지성의 고통

 

ㄱ) 이 관상의 빛이 너무나 밝고 맑아, 어둡고 불결한 우리의 지성적인 눈으로는 감당할 수  없다.


ㄴ) 이 관상에서 지성의 고통은 영혼 안에 신적인 것과 인간적인 것이 만남으로 인해 더욱  강렬하게 된다.

    -신적인 것: 정화를 위한 관상은 영혼을 쇄신하고 거룩하게 하며 완전하게 하기 위해  영혼을 사로잡는다.

    -인간적인 것: 죄를 짓는 영혼으로써 이 지성의 고통을 거쳐야만 부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지성의 고통은 영혼이 영적 죽음을 통하여 소멸된다는 인상을 가져다주게 된다.

 

ㄷ) 이 지성의 고통에서 영혼은 자신의 빈곤함과 비참함에 대한 강한 통찰력이 덧붙여진다.  그래서 영혼의 감성적인 부분은 메마름 속에 잠겨지고, 지성적인 면은 어둠 속에 잠겨 버린다. 그 결과 영혼은 마치 의지할 것도 없이 공중에 매달린 사람처럼  괴로워한다.


(나) 주입적 관상에서 의지의 고통

 

ㄱ) 이 의지의 고통에서 영혼은 모든 행복을 영원히 빼앗겼음을 알게 된다. 이때는 영적 지도자조차 영혼을 위로할 수 없다.


ㄴ) 이 의지의 고통에 대한 시련에서 영혼이 지탱할 수 있도록, 하느님께서는 영혼에게 당신과의 벗다운 사귐과 사랑의 감미로운 평화의 맛을 위안으로 주신다. 그러나 영혼은 이 위안의 순간에서 하느님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고, 하느님으로부터 버림을 받았다고 상상하는 강렬한 고통이 온다. 이것은 의지의 고통에서 겪게 되는 영혼이 하느님으로부터 영적으로 버려진 상태의 형벌이다.


ㄷ) 이와 같은 상태에서는 영혼의 기도가 불가능하다고 한다. 만일 영혼이 기도를 한다 해도, 너무나 자신이 메마르기 때문에 하느님께서 들어주시는 것 같지 않다는 것이다. 이 의지의 고통에서 영혼은 어떤 때 기억력이 완전히 마비되면서, 세상의 유익함에 더 이상 전념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이것은 능력의 멈춤이 자연적 활동에까지 미치는 것이다.


    한마디로 지금까지 이야기한 모두를 요약해 보면, 주입적 관상은 영혼이 겪는 고통으로 인해 지옥처럼 느껴지지만, 그 열매인 정화로 인해 고통은 연옥이 된다.


(3) 영의 정화에 대한 효과


(가) 성인은 영의 정화에 대한 교화를 다음 네 가지 점으로 귀결시킨다.


  ㄱ) 하느님을 위한 열렬한 사랑


  ㄴ) 매우 강한 빛


  ㄷ) 매우 안전한 느낌


  ㄹ) 영혼의 정화를 위해, 십자가의 성 요한이 친절하게 묘사한 하느님 사랑의 신비로운  사다리 열 층계를 묵상해야 한다. 그리고 이 사다리를 오르기 위해 놀라운 힘으로 변화시키는 일치로 이끌도록 영혼은 정성을 들여 묵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