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절

충만한 일치 기도


    성녀 예수의 데레사가 말하는, ‘영혼의 성’ 가운데 다섯 번째 궁방에 해당되는 일치의 기도는 단순한 일치 또는 내적 능력의 충만한 일치라고 부른다. 의지뿐만 아니라, 모든 내적 능력을 통해 영혼이 하느님께 일치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충만한 일치의 기도는 고요의 기도보다 훨씬 완전하다.


1. 충만한 일치 기도의 본질


(1) 일치의 기도는 본질적인 특성을 다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먼저, 이 기도에서 모든 능력은 정지되고, 다음, 하느님께서 영혼 안에 계신다는 절대적인 확신이다.

 

  다른 말로 표현한다면, 일치의 기도에서 영혼은 의지뿐만 아니라, 지성과 상상과 기억이 정지된다. “하느님은 그런 영혼 안에 깊이 뿌리박고 계시기 때문에, 그 사람은 제정신이 돌아온 뒤에도, 자기가 하느님 안에 있고 하느님이 자기 안에 계시다는 사실을 의심할 수 없게 됩니다.  그에게는 이 사실이 사무치게 박혀 있어서 두 번 다시 그런 은혜를 받지 못한 채로 몇 해가 지나가더라도 한 번 있었던 일을 잊을 수도 의심할 수도 없게 되는 것입니다.”


(2) 일치의 기도가 갖는 두 특성으로부터 다음 세 가지가 나온다.


ㄱ) 일치의 기도에서 영혼은 완전히 하느님께 몰입되므로 분심이 사라진다.


ㄴ) 일치의 기도는 영혼의 피로를 사라지게 한다. 이 기도는 자기 개인적인 일을 하찮은 것으로 축약시킨다. 결국 일치의 기도는 영혼을 하느님 좋으실 대로 내어 맡기는 것으로 충분하다. “그것이 아무리 오래 끌어도 건강에 조금도 해롭지 않습니다. 나는 그랬습니다 .나는 하느님께서 이 은총을 주셨을 때 비록 많이 앓고 있었지만 그 때문에 병세가  더 나빠졌다는 기억은 없습니다. 오히려 눈에 뜨일 정도로 나아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ㄷ) 일치의 기도는 영혼에게 특별한 기쁨과 충만함을 가져다준다.

    일치의 기도에서 영혼이 단 한순간만이라도 이 순수한 기쁨을 가진다면, 이 세상의 모든 고통을 보상하기에 충분하다고 한다.


    이 일치의 기도는 영혼이 하느님과 일치해 있는가를 의심하면서, 의지만을 장악하는 고요의 기도와는 다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일치의 기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의를 내릴 수 있다. 일치의 기도는 영혼 안에 하느님의 현존에 대한 확신과, 모든 내적 능력이 중지되는, 즉 하느님과 영혼의 매우 내적인 일치를 말한다.


2. 충만한 일치 기도의 효과


(1) 성녀 예수의 데레사에 따르면, 일치의 기도에 대한 주된 효과인 영혼의 화려한 변모가 마치 누에의 변신과 같다고 한다.

 

  “누에가 뽕잎을 먹고 자라다가 몸이 굵어지면 사람들은 자그마한 가지를 그 곁에 놓아 줍니다. 그러면 그 조그만 입으로 명주실을 뽑아서 촘촘한 고치를 만들어 그 속에다 제 몸을 숨기고 죽고 맙니다. 그 고치에서는 하얗고 예쁜 나비가 나오게 됩니다. 이것은 고해성사를 받는다든가, 성서를 읽거나 강론을 듣는다든가 하는 때가 바로 그런 때인 것입니다. 묵상으로 성장한 영혼은 세속에 아주 죽어 버리고나면 하얀 나비가 되어 나오게 됩니다.”


  성녀는 이 기도에서 영혼의 강렬한 열정을 기술한다. 이 열정은 영혼이 하느님을 찬양하게 하고, 모든 피조물이 하느님을 알고 사랑하게 하도록 영혼을 재촉한다. 하느님을 거스르는 이 세상을 떠나고 싶어할 정도로 영혼은 피조물로부터 초연해진다.


 (2) 이 일치의 기도는 영혼으로 하여금 더욱 완전한 다른 일치를 낳는다. 그리고 이 일치는 약혼 때의 첫 만남처럼, 영혼이 만일 은총에 일치한다면 그는 머지않아 영적 약혼기에 도달할 것이다. 이러한 결과로 인해영혼은 하느님과 신비적 결혼에 이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