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 절

단순한 묵상기도를 실천하는 방법


(1) 단순한 묵상기도를 위한 부르심

  이 단순한 묵상기도로 불림을 받은 영혼들은 다음 두 가지 징표로써 그것을 요약할 수 있다.

 

  ㄱ) 첫째, 추리묵상과 다양한 감정들을 통해 영혼은 단순한 묵상기도에서 얻을 수 있는 약간의 유익함을 만날 수 있다. 물론 적당하게 살기를 결심한 미지근한 영혼들이 아니라, 바르게 묵상하려고 열심히 노력하는 영혼임을 전제로 한다.

 

  ㄴ) 둘째, 하느님의 현존 안에서, 그분께 시선을 고정하면서 묵상기도를 단순하게 실천할  때, 그 영혼은 묵상의 수련을 통해 그 유익함을 만난다.


(2) 단순한 묵상기도에 대하여

단순한 묵상기도는 하느님을 바라보고 사랑하는 것이 전부이므로, 솔직히 말해 이 단순한 묵상기도를 위한 특별한 방법론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단순한 묵상기도에 불림을 받은 영혼들이 하느님의 눈길 안에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서는 몇 가지 권고를 줄 수 있다.

 

 ㄱ) 단순한 묵상기도는 영혼이 몇몇 신심적 대상에 대하여 그들의 감정들을 고정시키게 한다. 그리고 이 기도는 영혼에게 십자가가 감실, 또는 하느님께 대한 생각을 집중시킬 수 있는 경건한 그림이나 시선을 고정시키기를 권고한다.

 

 ㄴ) 단순한 묵상기도에서 상상력이 풍부한 영혼들은 그 전에 했던 것처럼 세심하게 복음의 장면들을 그려보지 않는다.

 

 ㄷ) 많은 영혼은 단순한 묵상기도에서 성서의 한 구절이나 경건한 기도를 천천히 암송하면서 맛본다. 그리고 이와 같은 묵상들을 영혼의 양식으로 삼기를 즐겨한다. 그래서 이 묵상은 이미 성서를 음미하고 있는 영혼들에게 가장 아름다운 성서 구절을 선택하기를 권고한다. 그리고 이 묵상은 성서 구절의 의미를 되씹으면서 성령의 뜻에 따라 이 말씀을 영혼들이 선용하도록 권고한다.

 

 ㄹ) 단순한 묵상기도는 정감적인 영혼들에게, 하느님을 사랑하는데 그 원인이 된 행위를  실천하라고 권고한다.

 

 ㅁ) 단순한 묵상기도에서 의지가 생각을 지배하는 영혼들이 있다. 그러한 영혼들에게 생각을 장황하게 늘어놓을 수 없다. 그러는 한편 때로 묵상은 영혼을 분심과 건조 속에 빠지게 하여 경건한 감정을 겨우 마음에서 뽑아 낼 때가 있다.

 

 ㅂ) 단순한 묵상기도 속에서도, 영혼은 정감적 묵상기도에서처럼 무미건조와 분심에 빠질 위험이 얼마든지 있다. 단순한 묵상기도에서 분심은 하느님께 생각을 집중시키는 것을 방해할 수는 있지만, 의지를 방해할 수는 없다. 이 묵상기도에서 떠돌아다니는 상상에도 불구하고, 잠심 안에서 묵상을 계속할 수 있다.


(3) 단순한 묵상기도의 준비와 결론

 

(나) 단순한 묵상기도에 대한 준비는, 묵상 끝에 영혼이 갖는 기도의 결심에까지 그 영향을 미친다. 묵상 전날 저녁에 어떤 결심을 하는 것은 매우 좋다. 또 성령이 영혼에게 다른 결심을 제시하거나, 아니면 단순히 하루 종일 마음을 하느님께 드리는 것도 좋다.

 

제 4절

주입적 관상과 단순한 묵상기도와의 관계


(1) 단순한 묵상기도는 하나의 관상이다.

 

 ㄱ) 이 점에 대하여 보슈에의 생각은 이 단순한 묵상기도를 묘사한 후, “영혼이 추리를 벗어나면서, 성령이 부여하는 신적 충동과 작용들에 예민하고 주의 깊게 평화를 유지하는 것은 달콤한 관상에 이용됩니다.”라고 하였다. 여기에서 성인은 관상의 본질과 비교하면서 단순한 묵상기도에 대한 결론을 내린다.

 

     관상은 이미 말한바와 같이, 영혼이 갖는 진리에 대한 단순한 직관이다. 그런데 보슈에는 단순한 묵상기도를 이렇게 말한다. “단순한 묵상기도는 영혼의 단순한 바라봄이며  하느님을 향한 충만한 사랑의 배려입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사람들은 이 단순한 기도를 관상이라 부른다.


 ㄴ) 단순한 묵상기도는 초기에 습득적 관상이지 주입적 관상이 아니므로, 묵상기도가 때로는 불규칙적이며 매우 빈약하다. 그러므로 습득적 관상은 짧은 순간 밖에 지속되지 못하고, 즉시 감정과 다른 생각으로 대체된다.

 

     단순한 묵상기도에는 능동적 은총이 하느님의 특별한 개입은 아니다. 그러나 이 묵상에는 강한 믿음과 성령의 은사들의 작용이 전제되는 심리적이고 일상적인 진행 과정이 있는 것 같이 보인다.


(2) 단순한 묵상기도는 주입적 관상을 위해 매우 중요한 준비 단계이다.

 

   믿음을 통하여 획득할 수 있는, 단순화된 정감적 묵상기도와 성령의 은사를 통하여 영혼의 협력과 함께 나타나는 고요의 기도 사이에는 틀림없는 연속성이 있다.

 

   이 두 기도 사이에는 본질적인 차이점이 있는데, 하나는 습득적이며 다른 하나는 주입적이다. 그러나 이 기도 사이에는 중개자가 있다. 그것은 영혼이 믿음을 통해 단순하게 하느님을 바라보는 데서 시작된 단순한 묵상기도가 하느님의 마음에 들었을 때, 성령이 영혼을 지배하는 것으로 끝난다는 것이다. 물론 단순한 묵상기도에 도달했을 때에도, 영혼 스스로는 오를 수 없는, 무상의 은사에 늘 머무는 주입적 관상기도로 변모되는 것이 필수적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하느님께서는 영혼이 주입적 관상에 잘 준비되었을 때 언제나 영혼을 하느님 안에서 변모시켜 주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