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무질서한 경향

 

 

"너희는 너희 하나님 여호와를 신뢰하라 그리하면 견고히 서리라" (대하 20:20)

"너희가 서로 영광을 취하고 유일하신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영광은 구하지 아니하니 어찌 나를 믿을 수 있느냐"(5:44)

 

 

132. 무절제한 사랑으로 피조물을 사랑하는 사람은, 그 좋아하는 피조물처럼 낮고 낮은 존재가 된다. 어쩌면 그보다 더 낮을 수도 있다. 사랑이란,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는 대상과 비슷하게 만들 뿐 아니라, 그 대상에 종속시키기 때문이다.

 

133. 영혼이 욕정을 극복하고 질서가 잡힐 때, 우리의 마음은 온갖 덕의 원천이 된다. 그러나 영혼이 욕구로 어지러워지면, 같은 원천에서 모든 악덕과 불완전이 발생한다.

 

134. 욕망은 영혼 안에 작용하는 하나님의 얼을 앗아 가 버리고, 영혼에게 피로와 고통, 어둠과 더러움, 그리고 야윔의 상처를 입힌다.

 

I. 극복되지 않은 욕망은 영혼을 피로하게 한다

 

135. 하나님의 상에서 떨어지는 빵 부스러기는 피조물을 나타낸다(7:24-30 참조). 따라서 세상 것으로 마음을 채우려는 사람들이 개라고 불리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사람은 개처럼 허덕이며 돌아다니지만, 부스러기로는 허기만 더할 뿐 주림은 가시지 않는다.

 

136. 욕망은 가만히 있지 못하고 무엇인가 못마땅해 하는 철부지 어린애와 같다. 또는 열이 있는 병자와 같아, 열이 내릴 때까지는 개운치 않고 점점 더 갈증이 심해진다.

 

137. 피조물로 욕심을 채우고, 그 욕심을 극복하지 않는 영혼은 하나님을 차지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무거운 수레를 끌고 언덕을 올라가는 사람과 같다.

 

II. 극복되지 않은 욕망은 영혼에게 고통을 준다

 

138. 욕망의 노예가 된 영혼의 괴로움과 슬픔은 적에게 사로잡힌 포로가 당하는 고통으로 상징된다.

 

139. 가시덤불 위에 알몸으로 있는 영혼의 고통은 욕망 속에서 쉼을 찾으려는 영혼의 상징이다. 가시처럼 뾰족한 욕망은 영혼에게 사정없이 상처를 입히며, 영혼을 괴롭히고 아프게 한다.

 

III. 욕망은 영혼을 어둡게 한다

 

140. 구름이 하늘을 어둡게 하여 밝은 태양이 비치지 못하게 하듯, 재물에 대한 탐욕에 사로잡힌 영혼은 이성이 어두워져서, 이성의 태양도, 하나님의 초자연적 지혜의 태양도 비치지 못한다.

 

141. 아름다운 빛을 향한 욕망이 불나비를 홀려 화로불로 유인한다면, 그 불나비의 눈은 고마운 것이 아니다. 불빛에 홀린 물고기도 어부가 처 놓은 함정을 보지 못한다. 그 빛은 오히려 물고기에게 어두운 구실을 할뿐이다. 욕망을 키우는 자도 이와 마찬가지다.

 

142. 욕망에 눈이 먼 사람은 하나님의 일을 사실 그대로 판단하기가 참으로 어렵다. 구름이 끼어 있는 동안 하늘은 흐리멍텅해져서, 단지 구름일 뿐인데도 그때그때 색깔이 변해 보인다. 이처럼 욕망의 구름에 가려진 영혼은, 하나님의 것은 그분의 것이 아닌 것 같고 하나님의 것이 아닌 것은 그분의 것인 양 생각한다.

 

IV. 욕망은 영혼을 더럽힌다

 

143. 끈끈이에 잡힌 새가 다시 날려면, 우선 장애물을 벗어난 뒤 날개를 깨끗이 해야 하는 이중의 노고를 치러야 한다. 이처럼 재물에 대한 탐욕에 사로잡힌 영혼도 아집을 끊고 자신을 정갈하게 하는 두 가지 노력을 해야 한다.

 

144. 밝고 고운 얼굴이 그을음에 더럽혀지듯, 영혼의 불순한 욕정도 우리 영혼 안에 계시는 하님의 지극한 아름다움을 가시게 한다.

 

145. "역청을 만지는 자는 손을 더럽히고, 거만한 자와 어울리는 자는 그를 닮는다."라는 말씀이 있다. 역청을 만진다는 것은 피조물로 마음의 욕망을 채운다는 뜻이다.

 

146. 고르지 못한 욕정이 영혼에 끼치는 불쾌하고 부끄럽고 추악한 것을 나타낼 적당한 표현이 없다. 지겨운 구더기가 득실거린다거나, 상상할 수도 없는 그 어떤 더럽고 구역질나는 것이 있다손 치더라도, 도저히 그에 비길 수 없을 것이다.

 

V. 고르지 못한 욕망은 영혼을 야위게 한다

 

147. 제어하지 못한 욕망이 영혼의 힘을 약하게 만드는 것은, 나무 둘래에 돋아난 새순들이 많아서 열매가 열리지 못하는 것과 같다.

 

148. 병든 이가 보행이 어렵고 입맛을 잃고 모든 것에 싫증을 느낀다 해도, 피조물에 애착한 영혼이 덕을 쌓는 데서 느끼는 싫증과는 비교가 안 된다.

 

149. 많은 영혼이 덕을 닦고자 하는 뜨거운 소망을 품지 못하는 것은, 그 사랑이 불순하고 하나님 이외의 것을 찾기 때문이다.

 

150. 독사새끼는 어미 뱃속에서 자라면서 제 어미를 먹고, 결국 어미를 희생시키면서 저만 산다. 이처럼 끊어지지 않은 욕망도 하나님 안에 있는 영혼을 죽이기에 이른다. 그렇게 된 원인은 영혼이 먼저 그욕망을 죽이지 많았기 때문이다.

 

151. 많은 결실을 거두려면 기름진 땅을 힘들여 경작해야한다. 수고하지 많으면 잡초만 무성할 뿐이다. 마찬가지로 영혼의 순결을 지키려면 욕망을 끊어야한다.

 

152. 적당한 열기가 아니면 장작은 불로 변하지 않는다. 비록 단 한 가지라도 불완전한 무엇이 남아 있다면, 하나님과 완전히 합일할 수 없다.

 

153. 줄이 가늘거나 굵거나 간에, 새를 묶은 줄이 끊어지지 않으면 그 새가 날지 못한다. 이와 같이 아무리 하찮은 것일지라도 집착을 끊지 않는 영혼은 하나님과 합일하는 자유에 도달하지 못한다.

 

154. 마음의 욕망과 집착은 배를 멈추게 하는 빨판상어(Remora)와 같은 성질을 가지고 있다. 그 상어는 몸뚱이가 작지만, 일단 배에 착 달라붙기만 하면, 배가 항구에 닿게 하기는 커녕, 조금도 앞으로 나갈 수 없게 만들어 버린다.

 

155. 아이와 같은 욕심을 끝내 버리고 싶지 않은 것이 원인이 되어, 얼마나 큰 행복과 풍요로움을 잃어버리는가를 영성인들이 깨닫는다면 그들이 피조물의 감미를 찾지 않는다면, 만나 안에 있는 온갖 풍요로운 영적 양식을 바로 발견할 것이다

 

156. 만나 안에 모든 음식의 맛이 있었건만 이스라엘 사람들이 그 진미를 모른 까닭은, 오직 만나에만 그 욕구를 집중시키지 않은 탓이다. 그들이 원하는 것을 채우고도 남을 모든 맛과 힘을 만나 안에서 찾지 못한 것은, 그들이 다른 것을 원했기 때문이다.

 

157. 작은 불티가 큰 화재를 일으킬 수 있다. 마찬가지로 한 가지 하찮은 잘못이 다른 많은 불완전한 경향을 낳게 한다. 따라서 욕망 끊기를 등한시한 영혼은 예외 없이 시작의 연약함과 완전치 못한 데서 생긴 재물에 대한 탐욕에 지고 말 것이다.

 

158. 비록 작은 욕망이라도 의식적으로 계속 갖고 있다면, 그것이 습관이 되어 완덕의 길에 가장 무서운 장애가된다.

 

159. 습관적으로 좋아서 기울이는 작은 욕망은 다른 많은 불완전한 것보다 덕을 닦아 나가는 데 훨씬 더 큰 장애가 된다. 설령 매우 큰 욕망이라도 습관이라는 지겨운 폐습에 떨어지지 않았다면, 그보다 낫다.

 

160. 하나님께서는 전능하신 당신의 큰 자비로 어떤 영혼을 세상에서나 큰 잘못의 기회에서 보호해 주셨는데, 계속해서 자신들의 결점을 고치지 않고 태만하며 비겁한 행동을 할 때, 하나님은 의로운 불만을 품으신다. 그리고 그 벌로 그 영혼이 어지러운 욕정을 따르며 악에서 악으로 타락하는 것을 내버려 두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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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d Bless Yo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