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장 기도의 준비

     기도의 준비는 신앙, 몸,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1. 기도의 준비 김보록, 기도하는 삶, (생활성서, 2010), pp.93-103.


   기도는 은총이지만 잘 준비하고 협력하는 자에게 더 풍성히 주어지는 은총이다. 기도가 잘 되느냐 잘 안 되느냐는 대개의 경우 기도의 준비에 달려 있다. 기도 중에 분심 등의 어려움을 느끼는 것도 준비를 잘 안 했기 때문이다. '기도드리기 전에 스스로 준비를 갖추어라.' (집회 18,23참조) 이와 같은 기도의 준비에는 간접적 준비와 직접적 준비가 있다.


1) 간접적 준비

   성실한 신앙생활
   기도를 잘 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준비는 우선 성실한 신앙생활을 하는 것이다. 죄를 피하고 결점을 고치며, 자기  소임을 충실히 수행하고, 덕행을 실천하고, 남에게 사랑을 베풀려는 노력은 그대로 기도를 잘 하는 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그 자체가 벌써 일종의 기도의 상태이다.
   기도에 가장 큰 지장이 되는 것은 죄에 대한 가책이다. 죄를 뉘우치고 용서를 받아 하나님과 화목하게 되어야 비로소 그분과 친교를 나누며 기도할 수 있다.
   그 반대로 모든 것을 사랑과 순명의 마음으로 행한다면, 열심히 기도하려는 마음이 저절로 일어난다. 왜냐하면 기도는 하나님께 대한 사랑과 순명의 '명시적' 표현인 바, 그런 생활은 벌써 하나님께 대한 사랑과 순명의 '암시적'(함축적) 표현이 되기 때문이다. 아낌없는 봉사와 희생, 깊은 겸손과 인내, 그리고 자기가 헌신하는 대상(남편, 아내, 자녀, 신자, 예비신자, 환자, 근로자, 학생들)에 대한 사랑은 우리로 하여금 기도를 생생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바치게 해 준다. 자기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열심히 기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들을 위해 나 자신을 성화한다'는 속담이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을 때 진실로 자신을 성화하려고 할 것이고, 또 참 사랑을 체험할 때 참 기도를 하게 될 것이다. 사랑하는 자에게는 모든 것이 선(善)이 되고 기도가 된다.

   심리적 안정
   평소에 심리적 안정을 유지하는 것도 기도의 준비로서 대단히 중요하다. 마음이 안정되지 못한 사람이 기도에 집중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며, 기도 중에도 분심이 들기 마련이다. 기도는 초자연적 주의 집중, 또는 정신 통일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기도 중에는 물론, 평소에도 심리적 불안정을 극복하도록 해야한다. 지나친 흥분, 분노, 미움, 실망, 슬픔, 고민, 불안, 두려움, 거짓, 질투, 앙갚음하고 싶은 마음 등을 없애야 한다. 근심 걱정, 일에 휘말려 마음이 사로잡힐 정도의 지나친 열성 등도 심리적 불안정을 일으킨다. 이 모든 것들을 제거하여 심리적 안정을 유지하는 사람은 쉽고 빠르게 기도에 집중할 수 있다.

   기도 직전의 일에서 침착성 유지
   전통적 의미에서 기도의 간접적 준비는 기도 직전의 마지막 일을 침착하고 차분하게 하는 것이다. 마지막 일을 하면서 자기의 신경과 감정을 가라앉히고 흩어진 생각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 자기의 몸과 정신, 여러 기관과 능력도 점차 일점을 향해서 가다듬어야 한다. 그 일점은 바로 자기 마음이요, 자기 자신이요, 하나님이다.
   일은 착실하게 열심히 하면서도 일과 자신 사이에 심리적 간격을 두고 그 일을 냉정하게 통제하고 평가함으로써 그 일에 자신이 휘말리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일이 아무리 중요하다하더라도 필요할 때는 그 일에서 이탈할 줄을 알아야 한다.


2) 직접적 준비

   기도 직전에 시간적 여유를 둔다
   어떤 활동에서 갑자기 기도로 옮아가는 것은 무리한 일이다. 활동과 기도 사이에 시간적 간격과 심리적 여유가 있어야 한다. 기도 직전까지 바쁘게 일을 하고 여러 가지 일에 신경을 쓰다가 기도 시간이 되면 급히 교회나 기도처에 뛰어 들어간다든가 즉시 기도를 시작한다면 기도에 전념할 수 없다. 적어도 5분 내지 10분 동안은 어수선한 마음으로 기도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기도를 시작하기 적어도 5분 전에는 기도처에 들어가 조용히 앉아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정신 통일이 필요하다
   기도를 시작하기 전에 성당 안에서 또는 방에서 조용히 앉아 우선 정신 통일을 해야 한다. 정신 통일을 하려면 먼저 흩어진 생각을 정돈하고 마음과 정신을 가다듬어야 한다.
   정신 통일의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각자가 자기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선택하고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근본적으로 다음 3단계를 거쳐 긴장을 풀고 정신 통일을 할 수 있다.

   (1) 신체적 긴장을 푼다
   먼저 똑바르고 편한 자세로 앉아 눈을 감고 심호흡을 천천히한다. 불규칙한 호흡을 가다듬고 진정시키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 다음에 온몸의 긴장을 풀고 힘을 때도록 한다. 특히 자기가 자주 힘을 주어 굳어져 있는 부분의 힘을 때고 긴장을 푸는 것이 중요하다. 좀 더 시간을 두고 몸의 긴장을 풀고자 할 경우에는 몸의 각 부분(위에서 밑으로 차례대로) 자기 의식과 감각을 집중시키고 나서 그 부분의 힘을 때고 긴장을 풀도록 한다. 적어도 그 부분의 힘이 빠졌고 긴장이 풀렸다고 느끼고 상상하면 된다.

   (2) 심리적 긴장을 푼다
   그다음에 심리적 긴장을 풀기 위해서 마음 안에 불안과 갈등을 일으키는 모든 것을 제거한다. 분노, 미움, 고민, 두려움, 복수심, 이기심 등을 없앤다. 이것도 역시 상상으로 불안과 갈등을 일으키는 것들이 모두 없어졌다고 느끼거나 다 사라졌다고 자신에게 여려 번 일러 주는 것으로 충분하다.

   (3) 지성적 긴장을 푼다
   지성적 긴장을 푼다는 것은 지성이 어떤 생각이나 상상으로 흩어지거나 사로잡히지 않는 것을 뜻한다. 즉 지성이 특정한 생각이나 상상에서 해방되어 비어 있는 상태를 뜻한다. 이렇게 되기 위해 정신 통일을 실시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으며 여러 종교와 정신 수련회에서 제각기 가르치고 수련시킨다. 어떤 방법이라도, 직접 특정한 종교의 예배와 관계가 없고 심신에 해롭지 않으면 채택할 수 있다. 여러 방법을 시도해 보고 자기에게 가장 알맞고 효과적인 것을 받아들이면 된다.
   이제 대표적인 정신 통일법을 몇 가지 소개하겠다.
   * 감실, 십자가, 동상, 성화 등 신심적인 물건 중 하나를 가만히 처다 보면서 그것에 마음과 생각을 집중한다.
   * 촛불을 켜 방안을 어둡게 하고 촛불을 가만히 쳐다보면서 촛불에 집중한다.
   * 어떤 상징적 도안(원형 ○, 십자가형 ✝, 하트형, 삼각형, A 등)이나 의미 있는 글씨(忍, 努, 完, 天, 永, 成 등)를 크게 그려 그것을 물끄러미 쳐다보면서 집중한다.
   * 눈을 감고 심호흡을 천천히 하면서 그 호흡에 의식을 집중한다. 이하 소개되는 모든 방법은 눈을 감고서 실행한다.
   * 심장의 고동에 의식을 집중한다.
   * 어떤 의미 있는 단어(하늘, 인내, 사랑, 신앙, 찬양, 감사, 예수님 등)를 입 속에서 반복하여 외우고 그것에 집중한다.
   * 어떤 숫자를 반복해서 외운다(하나-둘-셋, 하나-둘-셋,‥‥‥ 혹은 10-9-8-7 -----. 숫자가 내려 갈수록 자기 의식도 내려간다고 느끼도록 한다).
   * 자기 마음에 들고 마음이 차분해지는 어떤 경치를 상상한다(바닷가, 산 계곡의 시냇물, 별빛이 밝은 하늘, 교회 내부 등).
   * 조용한 음악을 듣는다.


   기도의 중요성을 되새긴다
   지금 바치려고 하는 기도가 자기에게 얼마나 소중하고 필요한 것인지를 절실히 느끼도록 한다. 즉 기도는 주님께서 주시는 은총이며, 다른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므로 지금 이 기도에 전념하는 것이 자기에게 가장 좋은 것임을 확신하도록 한다. 아울러 기도를 성의껏 잘 하려는 마음을 먹는다. 주님의 모습을 동경하고, 주님을 만나 뵙기를 갈망하며, 주님과 친교를 즐기려는 심정을 일으킨다.

   기도의 은총을 성령께 청한다
   우리는 하나님을 '아빠' 라고 부르면서 기도할 자격도, 힘, 권리도 없는 존재임을 절감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기도의 은총을 성령께 청한다. 성령이야말로 기도의 원천과 원동력이 되시는 분으로서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을 아빠라고 부르고 기도하게 해 주시기 때문이다. 성령께서 우리의 마음을 하나님께 들어 올리시고 하나님께 대한 자녀다운 사랑으로 가득히 채워 주시도록 간청한다. 기도를 자기 힘과 노력만으로 하려는 자세를 버리고, 성령의 사랑에 자신을 맡겨 초자연적 수동성의 자세를 취해야한다. 우리의 노력은 기도의 필요조건이지만, 기도의 충분조건이나 원인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현존을 의식한다
   기도는 하나님과의 친교이며 대화이므로, 우선 친교와 대화의 상대자로서 하나님의 현존을 생생하게 의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나님께서는 항상 우리 앞에, 우리 안에 현존하시지만, 우리가 그것을 의식하지 않는 한 우리 자신이 하나님 앞에 있지 않는 것이다(창 28:16 참조).

"야곱이 잠이 깨어 이르되 여호와께서 과연 여기 계시거늘 내가 알지 못하였도다"(창 28:16)

   하나님께서는 만물 안에 창조주로서, 인간 안에 아버지로서, 또한 그리스도인 안에 아빠로서 현존하신다. 그러므로 특별히 그리스도인은 기도하려고 할 때 하나님의 현존을 살아 있는 위격적 현존으로서, 사랑스럽고 친밀한 현존으로서 의식해야 한다. 이러한 현존 의식은 그대로 하나님과의 생생하고 다정한 친교로 이어질 것이다. 십자고상, 성화 등을 쳐다보고 거기에 집중하는 것도 주님의 현존을 생생하게 의식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하나님과 자신을 양 극단에 둔다
   하나님과 자기 자신을 양 극단에 두고 하나님께서는 무한히 위대하시고 사랑 자체이시며 자비로운 분이신 데에 비하여, 자신은 지극히 무가치하고 죄스럽고 비참하다는 사실을 절실히 느끼도록 한다. 하나님의 위대함, 사랑, 자비를 기쁜 마음으로 찬양, 경외, 감사하고 자신의 무가치함, 죄스러움, 비참함을 부끄러워하고 겸손하게 뉘우치며 용서를 빈다. 이것은 벌써 기도이며, 이렇게 마음의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심정을 털어 놓음으로써 기도가 더욱더 잘 될 것이다.
   이상의 사항을 모두 다 그대로 실시할 필요는 없다. 자기에게 맞는 것을 그 순서대로 하면 된다. 이외에도 여러 방법을 시도해 볼 수 있다. 위의 사항을 다 실시할 경우에도 각 사항을 순간적으로 할 수 있고, 아니면 여러 사항을 합쳐서 동시에 할 수도 있다.
   문제는 기도를 시작할 때 몸과 정신과 마음을 가라않혀 하나님께 집중하고 있으면 된다. 준비 없이도 이러한 상태가 되어있으면 준비는 필요없다. 간단한 기도에는 간단한 준비로 족하며, 묵상, 예배 등의 오래 잠심해야 할 기도에는 좀 더 정성들인 준비가 필요하다.
   기도 생활이 진전되면서 준비는 간단해진다. 결국 생활자체가 기도의 준비가 되고 기도가 된다. 자기 생활을 기도화하는 것이 기도의 가장 좋은 준비인 것이다.








2. 관상기도의 실천 박노열, 누구나 할 수 있는 관상기도 (나됨, 2009. 3판) pp.141-150.


   관상기도의 실천은 우리를 부르시는 하나님의 초청에 대한 응답이다. 플랑드르의 신비가인 루이스브렉(Jan van Ruy -sbroeck)은 관상기도를 실천하는 것은 하나님과 연합에 대한 소망을 갖고 기도하는 사람들에 대해 하나님의 값없이 주시는 선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것(주님과의 연합)을 받아들일 준비가 된 모든 사람 안에서 역사하시는 주님의 역사로 이해해야 한다. 하나님께서 모든 사람들의 내면에서 행하시는 것들 중 첫 번째 것은, 그들 모두를 하나님과의 연합으로 부르시고 초청하신다”고 말한다.  Jan van Ruysbroeck, The Spiritual Espousals and Other Works, 161쪽, 칼 아리코, 『집중기도와 관상여행』엄성옥 옮김, (서울: 은성출판사, 2000), 55쪽에서 재인용.
 그래서 주님의 임재를 갈망하고 관상기도를 원하는 사람들은 하나님께서 그러한 사람들을 부르시는 은혜의 한 표현이라고 믿고 순종하고 나아가야 하는 것이다.

   관상기도는 머리로 배울 수 있는 기도가 아니고 가슴으로 배울 수 있는 기도이다.

   관상기도를 하는 성도는 침묵 속에서 하는 일은 주님을 사랑하는 가운데,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내면의 분심을 처리하여 영혼을 정화시키기 위하여 노력하는 것이다. 그래서 관상 기도를 꾸준히 성실하게 실천해가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내면의 세계가 맑은 호수 같이 고요와 평화 가운데 주님의 뜻을 자신의 삶에 육화시켜가는 삶을 지향하며 살아가게 된다.
3. 관상기도의 전제 박노열, 누구나 할 수 있는 관상기도 (나됨, 2009. 3판) pp.142-143.


관상기도의 실천에 중요한 전제가 있다. 

(1) 주님은 이미 우리와 함께 하고 계심을 전제하고 있다.
   관상기도를 함으로써 주님의 현존을 만들어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우리 가운데 이미 현존하시는 주님을 만날 수 있도록 우리 마음을 깨어 민감한 상태로 준비하는 것이다.

“믿음이 없이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지 못하나니 하나님께 나아가는 자는 반드시 그가 계신 것과 또한 그가 자기를 찾는 자들에게 상 주시는 이심을 믿어야 할지니라”(히 11:6).

(2) 주님은 기도하는 ‘나’를 온전히 아심을 믿는다.
   그렇다면 내가 나를 온전히 의식하기 시작할 때, 주님을 의식할 가능성이 더 있음을 확인하고 관상기도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은 인간의 할 도리를 하는 것이 관상기도의 실천이며, 기도할 때 성령의 도우심을 요청하며 성령의 이끄심대로 따르려고 해야 한다. 우리 안에 하나님이 임재 해 계신다고 믿기에 우리 내면에 깊이 들어가면 갈수록 주님과 투명하게 대면할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에, 우리는 관상기도에 관심과 애정을 보이며 이 기도를 행하려고 애쓰는 것이다.


4.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조언


1) 규칙적으로 기도하라

   관상기도을 통해서 이익을 얻으려면 반드시 규칙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어떤 활동을 하더라도 마찬가지겠지만, 우리의 에너지를 성심껏 바치지 않으면 성공할 수가 없다. 매일 관상기도하려고 노력하라. 아니면 일주일에 최소한 몇 번이라도 기도을 하려고 노력하라. 중간에 몇 주나 몇 달을 기도하지 않은 채 지낸다면, 관상기도 하는 방법을 다 잊어버려서 나중에 다시 기도을 하려고 해도 처음 시작할 때보다 훨씬 더 어렵게 느껴진다.

당신이 제일하기 싫은 일이 관상기도라고 느껴질 때도 가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쨌든 관상기도을 하라. 몇 분간만이라도 기도하라.

   그 짧은 시간의 기도가 대단한 효력을 발휘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2) 기도 하는 장소는 이렇게

   가장 좋은 것은 관상기도를 위한 특별한 방이나 장소를 마련하는 것이다. 기도할 때 필요한 책을 올려놓을 낮은 책상을 앞에 놓고, 방바닥이나 침대나 의자에 방석을 놓고 앉거나 수직으로 세워진 등받이 의자에 앉아서 관상기도 준비를 한다.

기도할 장소를 최대로 편안하고 상쾌하게 만들어라.

   장소가 조용하고 깨끗해서 그 곳에 있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야 하고, 쉽사리 방해받지 않을 곳이라면 이상적이다.
   중요한 점은 당신이 기도 도중에 무엇인가에 방해를 받지 않도록  필요한 모든 것을 미리 다 준비해 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3) 자신에게 알맞는 기도 방법을 선택하라

   기도를 시작할 때는 우선 성경을 읽고 묵상을 하는 것이 좋다.  묵상은 마음을 고요하게 하고 생각이나 느낌에 대한 통찰력을 기르기 시작하기에 좋은 방법이다.

모든 묵상을 효과적으로 하려면 반드시 마음의 고요와 통찰력을 갖춰야 한다.

   일단 당신이 묵상에 익숙해지고 나면, 각각의 명상 기법은 특정한 문제를 치료하는 해독제라는 것을 명심하고, 당신의 기질과 타고난 경향에 가장 적합한 수행을 선택해야 한다.
   그러나 당신의 마음이 고요하다면, 당신 앞에 허공에  어떤 형상을 상상하면서 집중력을 기르는 수행을 함으로써 사물의 본성에 대한 깊은 통찰을 기를 수 있다.
   만일 당신에게 헌신하는 수행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면, 기도하는 수행을 함께 할 수 있다

   이 책은 일반적인 지침서로 쓰여진 것이다. 개인 한 사람에게 각각 맞추어 설명할 수는 없다. 각자가 수행을 하다보면, 당신은 언제 무엇을 해야 할지를 알게 될 것이다. 그러나 수련된 관상기도자의 지도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당신의 기질과 타고난 경향에 가장 적합한 수행을 선핵해야 한다.


4) 초보자는 기도 시간을 짧게 하라

   명상을 처음 시작한 사람의 경우에는 30분 정도로 짧게하는 것이 좋다. 기도를 하고 나서, 몸과 마음이 편안하고 상쾌할 때 끝내는 것이 가장 좋다. 너무 오랫동안 자신을 밀어붙여서 기도 한 후에 쑤시는 몸과 지친 마음으로 자리에서 일어난다면, 다시는 자리에 앉아서 기도하고 싶은 흥미가 없어질 것이다.
   기도를 시작하기 전에 기도할 시간을 정하여 알람을 고정하고, 기도가 잘 되더라도 그 시간을 준수해서 끝내야 한다. 관상기도 하는 요령이 생기면, 그에 따라 기도 시간을 늘릴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한 시간 정도한다.

관상기도는 만족스럽고 생산적인 경험이어야지 부담이 되어서는 안 된다.


5) 긴장은 풀되 방심하지 말라

   관상기도 하는 동안 내내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고 편안함을 유지해야 한다. 고민과 근심과 바깥세상과 관련된 일들을 모두 버리고, 내면세계의 고요함 속으로 들어가겠다고 확고하게 결심하면 마음의 긴장을 풀 수 있다. 전에 경험했던 편안하고 만족스러운 느낌을 기억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그 다음에는, 기도하는 자리에 앉아서 그것과 동일한 느낌을 일으킨다.
   산만한 생각들을 피하고 있는 동안에 당신의 마음 상태는 점차로 고요하고 투명해진다.
   그러나 잠에 빠지지 말라! 방심하지 말고 깨어 있어라. 당신의 마음에 어떤 생각이나 영상이나 느낌이나 감각이 일어나든지 그것에 붙잡히지 말고 거버 지나가든지 아니면 그저 바라보라. 당신이 항상 가장주의를 집중해야 할 곳은 당신이 선택한 주제 혹은 목표에 집중하는 것이다.
   긴장을 푸는 다른 운동들을 하면 신체적인 긴장을 쉽게 풀 수 있다. 신체의 긴장을 풀어서 능력을 향상시키는 방법을 수행에 곁들이는 것도 좋다.


6) 기대하지 말라

   우리 모두는 행복과 마음의 평화를 원하고 문제를 피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우리가 관상기도 하는 동안에 좋은 경험을 하길 원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런 기대들이 반드시 현실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고, 오히려 당신의 관상기도가 향상되는 걸 방해하기가 쉽다. 마음은 복잡하고 항상 변한다. 어느 날은 고요하고 즐거운 기도를 할지도 모르지만, 다음날은 산만하고 소란스런 생각에 시달리며 기도시간을 보낼지도 모른다. 그것은 매우 정상적인 일이니까 그것 때문에 근심하거나 좌절하지 말아야 한다. 모든 상황을 대할 마음의 준비를 하고, 무슨 일이 일어나든지 혼란스러워하지 말라. 가장 곤란하고 고통스런 경험이 오히려 지혜를 성숙시키는 데 가장 가치 있는 경험이 될 수 있다.

오로지 당신이 관상기도를 하고 마음을 변화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에 만족함을 느껴라. 노력 자체가 기도이다.

   당신이 노력하고 있는 한, 당신이 관상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결과를 얻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몇 주 안 혹은 몇 달 에 관상상태에 이르지 못했다고 해서 실망하지 말라. 평생 동안 쌓아온 습관들이 순식간에 없어지지는 않는다. 새로운 습관을 점차로 기르면서 낡은 습관을 버려야 한다. 따라서 자기 자신에게 관대해져라. 당신의 능력들과 한계들을 인식하고, 그에 따라 수행의 진도를 정하라.


7) 지도해 줄 사람이 필요하다

   어떤 것을 가장 효과적으로 배울 수 있는 방법은 이미 그것에 숙련된 사람에게 가르침을 받는 것이다. 관상기도  역시 예외가 아니다. 마음은 악기에 비유될 수 있다. 악기를 가지고 아름다운 음악을 창작하려면 그 악기에 대해서 잘 아는 음악가와 함께 공부할 필요가 있다. 투명하고 열정적이고 사랑하는 마음을 기르기 위해서는 마음이 어떻게 작용하고, 어떻게 변하는지를 철저히 이해하는 사람의 지도를 받을 필요가 있다.
   그러나 자격을 갖춘 스승을 만나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스승이 갖춰야 할 자격에는, 자비심과 지식과 통찰과 도덕성과 성실성과 가르치는 요령 등이 포함된다. 그리고 당신은 스승에 대한 확신을 가져야 하고 스승과 대화가 잘 통해야만 한다. 그르므로, 당신이 올바른 스승을 만날 때까지 몇 년이 걸릴지도 모른다.
   성급하게 스승을 찾아 나서야 한다고 생각하지 말라. 서두르지 말라. 때가 되면, 당신을 성공적으로 지도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 때까지는 이 책에서 설명한 것과 같은 관상기도를 수행하고, 당신이 존경할 만한 수행자에게서 조언을 구할 수도 있다. 그 수행자가 짧은 기간 동안 수행을 한 사람이어도 좋다.
   당신 내면의 지혜가 바로 당신 내면의 스승이기도 하다. 내면의 스승은 당신이 올바른 길로 가고 있는지 아닌지를 말해 줄 것이다.


8) 자랑하지 말라

   우리는 새롭고 흥미 있는 것을 발견할 때마다 많은 사람들에게 자랑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당신의 관상기도에 대해서 남들에게 너무 많이 말하는 것은 좋지 않다. 누군가가 그것에 대해서 진지한 관심을 가지고 당신에게 묻지 않는 한, 침묵을 지키는 것이 낫다. 당신의 경험을 남들에게 떠벌린다면, 당신이 아무리 좋은 체험과 통찰을 얻었더라도 그것들은 밖으로 흩어져 사라질 것이다. 당신의 스승과 친한 친구들에게만 당신의 수행에 대해서 논의하는 것이 좋다.
   또한, 관산기도를 시작했다고 해서 당신의 생활양식이나 행동이나 외모 등을 크게 변화시킬 필요는 없다. 평상시처럼 당신의 직업과 친구들을 그대로 유지하고, 좋은 집에서 살고, 인생을 즐겨라.
   관상기도는 내면적인 활동이지, 외면적인 활동이 아니다. 관상기도 수행은 당신을 더 예민하고 투명하게 만들며, 평범한 일상생활의 경험에 대해 신선한 통찰을 하게 해서 당신의 마음을 미세한 차원에서 변화시킨다. 피상적인 변화는 자연스럽지도 못하고, 그 누구도 감동시키지 못한다.

그러나 관상기도가 가져오는 심오하고 자연스런 변화는 진실하고, 당신 자신과 남들에게 도움을 준다.





5. 마음의 자세


1) 믿음과 신뢰이다. 

   무엇보다 관상기도는 믿음을 전제로 한다. 왜냐하면, 어느 정도 관상기도가 수준에 이르게 되면, 아무런 기도를 했다는 느낌이 없이 기도를 마칠 때가 많을 것이다. 그럴 때 “내가 기도를 과연 제대로 한 것인가? 아니면 그냥 멍하니 시간만 소비하고 만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 때가 있다. 이런 느낌이 듦에도 불구하고 관상기도를 지속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 기도는 하나님의 언어인 침묵을 통해 실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도를 지속해서 하려면, 이런 가운데 나와 함께 해주시는 하나님에 대한 전적인 신뢰와 믿음이 절실하게 요청된다. 그런 믿음이 있는 사람에게만 기도 중에 생기는 여러 가지 분심과 회의를 이겨내고, 주님과 참다운 관계에 들어가도록 인도하는 사귐의 기도를 통해, 주님의 응답을 기다리는 기도를 지속해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2)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바라본다.

   마음속에 ‘오, 주여! 주님, 제가 주님을 사랑합니다. 그러나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주님을 바라보며 사랑하는 것밖에는 없습니다.’라는 마음으로 기도에 임한다. 마리아와 마르다의 경우(눅 10:38-42)처럼, 주님 앞에서 주님을 기다리며 있는 것이다. 그러면 나머지는 주님께서 해결해주신다는 믿음과 희망으로 기도하는 것이다.


3) 기도의 시간을 즐긴다.

   주님 앞에 있는 이 시간, 주님께서 가장 기뻐하는 이 시간, 주님께서 우리 속에 오셨음을 믿고 다른 외부적 일에 조바심․초조․불안을 버리고 기도의 시간에 평안하게 그분과 함께 즐기는 것이다. 마치 어린 아기가 엄마 품에 안겨 모든 것을 엄마에게 맡기고 아기 자신은 존재 그 자체를 느끼며 해맑게 살아가듯이 말이다.


4) 앉기

   결가부좌나 반가부좌로 방바닥에 앉거나, 허리를 꼿꼿이 펴고 의자에 앉아라. 잠시 당신의 몸과 마음의 자세를 다듬어라. 어떤 묵상을 할 것인지, 얼마나 오래 할 것인지를 결정하라. 그리고 그 시간 동안에는 관상기도 외에는 아무 것도 하지 않겠다고 결심해라.


5) 기도의 동기를 명심할 것

   당신의 생각을 점검하라.
   당신은 왜 관상기도를 하려고 하는가? 얻기를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다른 활동과 마찬가지로, 우리가 목표를 더 명확하고 확고하게 세울수록 동기도 더 강해지고 성공할 가능성도 더 커진다.
   묵상의 단기적 목표는 단지 마음을 고요히 진정시키고 긴장을 풀고 정신을 집중하는 것이다. 그리고 장기적 목표는 관상으로 넘어가는 것이다.
   그러나 관상기도의 최상의 목표는 하나님으로 하여금 하나되어 주시도록 내어드리는 것이다. 마침내 하나님과 합일을 이루는 것이 목적이다. 그리고 그 체험으로 남을 도울 수 이어야 한다. 이것이 관상기도 수행의 동기이다. 앞서 말한 목표들도 수행하는 과정에서 모두 도달하게 된다.

당신이 관상기도를 하는 동기가 무엇이든지, 기도를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그 동기에 대해서 생각하라.

   그 동기가 당신의 수행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되면, 그 다음엔 준비한 기도문을 모두 읽거나 이 책의 기도문 예를 따라 기도 드려도 된다.
    조용히 기도를 드림으로 하나님과의 약속을 기억하고 기도중 잡념이 생기면 처음상태로 돌아가게 된다. 그리고 내 안에서 한 없이 탄식하며 간구하시는 성령의 기도에 동의 하므로 성령께 의지하여 주 예수님께서 하나 되어 주심을 기대하고 기다리면 된다. 주께서 하나 되어 주심으로 온전한 기도를 하나님께 드릴 수 있게 된다. 기도를 하는 동안  적당한 마음의 자세가 된다.
   기도할 때는 각 기도문의 의미를 깊이 생각하며, 그 기도가 가슴 속에서 자연스럽게 우러나오게 해야 한다.


6) 관상기도 하기
 
   이제는 기도하는 대상에게 주의를 돌려서 집중해야 한다. 그렇게 집중하는 데 문제가 생기면 '명상을 방해하는 문제들'을 참고하라.
   예를 들어 관상기도를 하면서, 집중할 대상에게 마음을 고정시키고 동요되지 않는 것을 목표로 삼아라.
   당신이 분석적 묵상을 한다면, 그 주제에 대해 직관적인 통찰이 생길 때까지 완전히 집중해서 그 주제를 추리하라. 그 다음에는 그 통찰에 마음을 집중해서, 그 통찰과 당신 자신이 하나가 되게 하라. 당신의 통찰이나 집중력이 흩어지기 시작할 때는 거룩한 단어로 처음상태로 되돌아가라.
   묵상시간 동안에 당신이 통찰하고 경험한 것을 토대로 그 주제에 대해 확고한 결론을 내리고서 묵상을 끝내거나 관상기도로 들어간다.
   당신이 관상기도 하는 동안에 이 책이나 다른 책들을 참조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숙지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그러나, 당신이 상세한 것들을 알 때까지는, 다음 단계를 점검하기 위해서 때때로 눈을 뜨고 책을 보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관상기도에 대한 설명을 녹음해서 들으면서 따라하는 것도 도움이 되고, 동료 수행자들끼리 서로 돌아가면서 책을 읽어주는 것도 좋다.
   어떤 방법을 쓰든지 중요한 점은 집중하는 것이고, 당신이 관상기도 과정에 대해서 비현실적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들을 모두 버리는 것이다.
   관상기도에 대한 설명을 따르고, 두려움을 갖지 말고, 확신을 가져라!


7) 나눔

   단지 짧은 기도를 한다 할지라도 당신은 매번 유익한 영역을 얻고 어느 정도의 통찰력을 기를 것이다. 그 영력과 통찰력의 효과를 결정하는 것은 당신이 관상기도를 끝내고 일상 활동으로 돌아갈 때 갖고 있는 생각과 태도이다. 당신이 불행한 마음 상태로 기도시간을 끝내거나 너무 서둘러 분주하게 기도를 끝내버리면, 그 효과는 대부분 사라져버린다.
   관상기도를 끝내고 자리에서 일어나기 전에 몇 분간 자리에 앉아서 당신이 그 관상기도(초보자는 묵상)를 한 동기와 이유, 즉 그 목적을 회상해 보고, 기도를 통해 쌓은 영력과 통찰을 그 목적을 완성시키기 위해 함께하는 사람들과 나누라. 나누면 기도를 통해 얻은 통찰이 확고해지고, 목적을 성취할 것이 확실해진다.
   또한, 당신이 기도을 통해 얻은 좋은 경험들을 일상생활에서 실천하는 것을 잊지 말라. 충동적으로 행동하거나 대응하지 말고, 널뛰듯이 일어나는 생각이나 감정들을 따라가지 말고, 마음을 유심히 살피고, 항상 자각하라. 그리고 문제에 부딪치면 하나님의 뜻에 따라 혹은 하하나님읨 말씀대로  행하려고 노력하라. 당신이 매일 그렇게 할 수 있다면, 당신의 관상기도는 절반은 성공한 것이다.


8) 관상기도를 통해 얻은 좋은 경험들을 일상생활에서
   실천하는 것을 잊지 말라.

   마음과 몸은 서로 의존하고 있다. 서로의 상태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관상기도를 할 때는 올바로 앉는 자세를 강조한다. 동양의 명상가들은 수세기 동안 명상가들이 결가부좌 자세로 명상을 해왔고, 그것이 고요하고 투명한 마음 상태를 얻는 데 가장 도움이 되는 자세라고 한다. 물론 서양 사람들은 의자에 앉는다. 어떤 자세로 하든 그것은 기도하는 당신이 가장 편하고 안정된 자세를 갖도록 하는 것이 좋다.
   이제 몸의 자세들을 알아보자.










6. 몸의 자세

   기도는 온 마음과 온 정성과 온 힘을 다해 하나님을 섬기고자 하는 마음이 중요하기에 마음을 모을 수 있는 기도 자세가 요구된다. 몸에 관하여 동서양의 모든 기도 수련에서 공통되게 추천하는 일관된 원리는 ‘등을 똑바로 세우지만 긴장하지 않는 것’이다. 다리를 접거나 포개서, 마루나 방석에 앉든, 혹은 똑바로 의자에 앉든 또는 기도의자를 이용해서 무릎을 꿇고 앉든지 간에, 그 기본 의도는 혈액순환이나 호흡을 방해하지 않는 반면에 의식을 적절하게 집중하고 깨어 있는 상태를 유지하려는 것이다. 이런 모든 준비들은 나와 친밀하게 현존하시는 살아계신 하나님의 말씀을 들으려고 한다는 믿음을 확고히 하고 깨닫도록 돕는 수단이다.


1) 가장 중요한 것이 허리의 자세이다.

   척추를 곧게 세우면, 내장의 압박이 그만큼 줄고 복압력이 생겨 호흡이 편해지고 정신도 안정된다. 뿐만 아니라, 온몸의 긴장이 사라지며 마음이 집중되고 스스로 초연해지므로, 피로가 가시고 평온이 유지된다. 이 자세의 가장 중요한 유익은 몸의 자세가 안정되면 마음도 따라 바르게 된다는 점이다. 이때 혈액순환이 원활해져 몸에 생기가 충만해질 뿐 아니라, 자신을 돌아보고 찾는 즐거움도 맛볼 수 있다.


2) 자세에 제한은 없다.

   어떤 자세도 상관없다. 그러나 장소에 따라 가장 편한 자세를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의자에 앉든 바닥에 앉았을 때도 편안한 자세를 취한다. 그렇다고 졸음이 올 정도로 편안해서는 안 될 것이다. 기도의자를 사용하여 무릎을 꿇고 앉아 허리를 곧게 펴고, 머리를 곧게 세우고 눈을 감고 침묵 가운데 기도하는 것도 한 방편이다. 이런 자세 속에서는 호흡도 자연스럽게 따라간다. 호흡이 중요하나 호흡에 지나치게 관심 같지 않는 것이 좋겠다. 오히려 기도 중에 분심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3) 각 부위의 자세

   다리
   가능하면, 두 다리를 완전히 포개고 결가부좌로 앉는다. 두 발을 서로 반대편 넓적다리 위에 올려놓고 발바닥이 하늘을 보게 한다. 이 자세를 유지하기는 힘들지만, 매일 연습하다보면 몸이 그 자세에 익숙해지고, 자세를 상당히 오랫동안 취할 수 있게 된다. 이 같은 결가부좌가 기도 자세를 가장 잘 유지시켜 주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필수적인 것은 아니다.
   결가부좌 대신에 반가부좌를 할 수도 있다. 왼발을 오른쪽 넓적다리 밑에 깔고, 오른발을 왼쪽 넓적다리 위에 올려놓고 하늘을  보게 한다. 또, 단순히 두 발을 반대편 넓적다리 밑에 깔고 앉아도 된다.
   약간 두꺼운 방석을 받쳐 놓고 앉으면, 등을 똑바로 세우고 앉아도 다리나 발이 저리지 않고 오랫동안 앉아 있을 수 있다.
   앞서 말한 자세들을 하고 바닥에 앉아 있을 수가 없으면, 의자나 등받이 벤치에 앉아서 기도해도 좋다. 중요한 점은 편안해야한다는 것이다.

   팔
   두 팔은 자연스럽게 내려서 무릎 위에 놓는다. 어깨와 팔은 긴장을 푼다. 두 팔을 옆구리에 붙이지 말고 공기가 통할 수 있게 약간 거리(작은 계란 하나가 들어갈 정도)를 떼어 공간을 만든다. 그렇게 하면 졸음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등
   등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 등을 꼿꼿이 펴고, 긴장을 풀고, 동전 쌓기처럼 똑바로 척추를 가볍게 세운다. 처음에는 힘들지도 모르지만,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러워지고, 이 자세가 기도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이 자세는 척추와 함께 흐르는 신경에 자극을 주지 않고 신경을 통하는 에너지를 더 자연스럽게 온 몸에 흐르게 하고, 나태한 느낌이 들지 않게 하면서 상당히 오랜 시간을 편안하게 앉아서 묵상 혹은 관상기도 할 수 있게 한다.

   눈
   기도할 때 눈을 뜨고 하던 눈을 감고하던 관계없다. 다만 초보자들은 눈을 감고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 또 실내에서 기도할 때는 주위를 정리하고 조용히 눈을 감고 집중하는 것이 더 쉽다. 그러나 야외에서나 산에서 기도할 때는 다르다. 물론 야외라도 눈을 감고 기도하는 것도 괜찮다. 하지만 가급적이면 눈을 완전히 감지 말고 약간 빛이 들어오게(실눈) 하고, 시선을 바닥 쪽으로 향하게 하는 것이 좋다. 눈을 꼭 감으면 나태함이나 졸음, 또는 꿈꾸는 듯한 환영(뱀, 짐승, 사람, 등) 등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보면 환영이 사라지고, 염려와 두려움이 없어진다.

   턱
   턱은 긴장을 풀고, 이를 악물지 말고 약간 벌린다. 입의 긴장도 풀고, 입술은 가볍게 다문다.

   혀
   혀끝은 윗니 바로 안쪽의 입천장에 닿아야 한다. 그렇게 하면 침이 덜 흐르기 때문에 침을 자주 삼킬 필요가 없어서 집중하는데 방해받지 않아 기도를 오랫동안 계속할 수 있다. 침이 흐르거나 침을 삼키는 것은 집중력을 강화하는 데 방해가 된다.

   목
   목을 약간 앞으로 숙이고 시선이 자연스럽게 방바닥 쪽으로 향하게 한다. 머리를 너무 높게 쳐들면 마음이 산만해지거나 동요하는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반대로 머리를 너무 낮게 떨어뜨리면 마음이 무거워지거나 졸음이 올 수도 있다.

   이상의 일곱 항목을 갖춘 자세는 관상기도 할 때 마음을 투명하게 하고 장애를 없애주는 가장 좋은 자세다. 물론 처음에는 그런 자세를 취하는 것이 힘들다. 하지만, 관상기도를 시작할 때마다 일곱 항목을 하나씩 점검하면서 몇 분 동안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좋다. 익숙해지면, 그 자세가 더 자연스럽게 느껴지고, 그 자세가 기도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 밖에도 요가나 다른 운동을 하면서 경직된 근육과 관절을 이완시켜서 조금 더 편안하게 앉을 수 있게 한다. 그래도 당신이 결가부좌로 앉아 있기가 힘들다면, 완전한 자세를 고집하지 말고 당신에게 알맞은 편한 자세를 취하라.
어떤 자세를 취하던 그것은 기도자의 취향이다. 다만 어떤 자세이던 등을 곳곳이 펴서 신경에 자극을 받아 기도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몸과 마음을 행복하고 편안하게 하고, 긴장하지 말라.

7. 기도를 방해하는 흔한 문제들


1) 마음의 흥분

   때로는 기도 시간 동안에 마음이 매우 불안하고, 생각이 다른 사물들에게 분산 되에 집중할 수 없을 때가 있다. 특히 흥분하거나 행복할 때 그런 일이 생기기 쉽다. 사랑하는 사람이나 좋았던 경험이나 즐거웠던 대화나 장소나 영화들에게 생각이 돌아간다. 평상시에 우리는 그런 마음을 조절하려고 하지 않고 그렇게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 둔다. 그래서 마음의 방황은 우리에게 뿌리 깊은 습관이 되었다.
   습관을 버리기가 쉽진 않지만, 그 습관은 묵상기도나 관상기도와는 정반대라는 것을 우리는 깨달아야 한다.

우리가 마음의 표면에서만 바쁘게 맴돌고 있는 한, 마음의 깊이를 꿰뚫어보지도 못하고, 하나님의 임재를 인식하는 데 필요한 집중력을 발달시키지도 못할 것이다.

   마음의 흥분을 가라앉히는 방법들은 많이 있다. 실제로 해보고 자기에게 가장 유익한 것을 찾아서 수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어떤 한 가지에 집중하면 다른 것들은 사라진다. 어떤 생각이나 감정이 일어나더라도 그것에 휘말리지 말고 단지 바라보기만 하라. 보면 사라진다(실눈을 하고 있을 때). 그것들은 일어났다가 사라지는 마음의 파도일 뿐이라는 걸 기억하라. 일단 마음을 다시 조절하고 나면, 초보자는 묵상의 주제로 되돌아가라. 관상기도 자는 거룩한 단어를 사용하여 처음과 같이 편안한 상태로 돌아간다.
  만일 당신이 익숙한 방법이 있으면 그리하라. 예로 초보관상기도 자들의 묵상기도의 경우 예수님의 십자가의 죽으심이나  고난 받으신 고통에 대해서 묵상하고 묵상에 익숙해지면, 그 주제의 요점에 대해서 간략하게 생각하라. 그런 생각은 마음을 고요하고 침착하게 만들어 집중하는 데 도움을 준다. 당신이 관상기도를 하려고 자리에 앉은 처음의 동기가 무엇이었는지를 기억해서 그 결심을 강화시키는 것도 도움이 된다.

   만일, 마음의 잡념이 반복적으로 일어난다면 자세를 한번 점검해 보라. 척추를 곧게 펴고, 고개를 약간 앞으로 숙이고, 턱을 약간 안쪽으로 당겨라. 고개를 너무 높이 쳐들면 마음이 불안정해지기 쉽다. 방의 불빛을 약간 줄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밝은 빛은 생각과 감정을 동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음을 진정시키고 조절하는 법을 배우려면 시간이 필요하고, 끊임없이 수행해야 한다. 그러니 열심히 수행하라.

   분주한 마음을 진정시키려면 인내심이 필요하다. 당신이 명상 대상에게 집중할 수 없다 해도 당신 자신에게 실망하지 말라.


2) 졸음

   흥분과 반대되는 것이 졸음이다. 둔하고 나른한 상태의 마음에서부터 무의식에 가까운 상태까지 졸음은 다양하다. 졸음은 우리의 습관과 관련되어 있다. 평상시에 우리는 눈을 감고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면 바로 잠들어 버린다.
   우선, 당신의 척추가 곧게 펴 있고, 고개가 너무 앞으로 숙여져있지 않은지 확인하라. 눈을 감거나, 눈을 반쯤 내려 뜨고, 시선을 방바닥을 향하게 하고 기도하라. 방안의 불빛을 조금 더 밝게 하는 것도 정신을 깨어 있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졸음이 계속 오면 명상가들은 중지하라 한다. 그러나 관상기들은 다르다. 졸음이 오면 그대로 자도 좋다. 주님의 품에 안겨 잠을 자는 아기처럼 주님의 은혜 속에서 자는 것도 나쁘지 않다. 스트레스를 받지 말자.


3) 신체적 불편

   몸의 긴장이 풀리고 편안하면 초보자의 묵상이나, 나아간 이들의 관상기도가 순조롭게 이루어질 것이다. 그러나 그 상태에 들어가기가 어려울 때가 많다. 대부분의 신체적 긴장은 마음과 관련되어 있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나 두려움이나 걱정이나 분노에서 신체적 긴장이 생긴다.

   그런 것들의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은 문제가 무엇인지를 알고 묵상을 통해서 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묵상을 시작할 때나 묵상하는 동안에 신체적 긴장을 풀기 위해서 단기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주의를 집중해서 온몸을 훌어 보는 것이다.
   머리끝에서 시작해서 아래로 내려간다. 몸의 각 부분마다 주의를 돌려서 잠시 집중하고 의식적으로 그 부분의 긴장을 푼다. 긴장이 그냥 사라진다고 상상하라.
   또 다른 방법은, 호흡을 깊게 천천히 하면서 숨을 한 번 내쉴 때마다 당신의 긴장이나 고통이 몸 밖으로 빠져나간다고 집중해서 상상하는 것이다.
   만일 이상의 방법들을 써도 효과가 없으면 더 상세한 방법을 시도해 볼 수 있다.

   당신이 앉아 있는 자세가 무릎이나 등을 고통스럽게 하거나 불편하게 하면, 더 편안한 자세로 바꾸는 것이 좋다. 묵상이나 관상기도는 마음의 활동이지 몸의 활동이 아니기 때문에, 마음을 투명하고 편안하게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러나, 때로는 신체의 고통을 의식적으로 지각하며 단지 관찰하는 것이 도움이 될 때도 있다. 고통에 대해서 두려움으로 반응하는 평상시의 습관을 버리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그것을 '고통' 이라고 단정하지 말고, 다른 형태의 에너지인 감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렇게 분석을 하면 마음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통찰할 수 있게 되고, 육체의 반응을 더 잘 조절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런 식으로 육체적 고통을 다루는 방법을 이용해서 고통이 최대로 커진 상태를 상상하라. 고통이 점점 악화되고 있는 상태를 상상하라. 그런 다음 잠시 후에 원래의 고통으로 돌아가라. 이제는 고통이 전보다 훨씬 덜 고통스럽게 느껴질 것이다.

   고통을 다루는 방법들을 실험해 보는 것이 좋다. 그러나 과도하게 시도해서 당신 자신을 해치지 않도록 조심하라.


4) 이상한 영상과 감각들

   관상기도 자들은 때때로 마음속에 환청이나 이상한 환상이 떠오르거나 몸이 확대되거나 수축되거나 또는 마음이 몸 바깥에 떠다니거나 하는 이상한 감각을 느낄 때가 있다. 그러나 그런 것은 마음이 새로운 활동에 적응하기 위해서 정상적으로 대응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혀 걱정할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런 경험들에게 집착하지도 말고 되풀이하려고 애쓰지도 말라. 그런 것에 집착하면 관상기도의 진정한 목적을 잊어버리게 될 뿐이다. 어떤 환청이나 영상이나 감각이 일어나든 간에 거기에 집착하지도 거부하지도 말고 실눈을 하고 기도하는 경우는 그저 관찰하라. 그리하여 그것들이 스스로 사라지게 하라. 눈을 감고 기도하는 경우 무조건 버리고 분심과 같이 거룩한 단어를 사용하여 처음상태로 돌아가서 기도를 계속하라.
   그러나, 당신의 주의를 산만하게 하는 일이 자주 일어나서 집중을 할 수 없다면, 스승이나 경험 많은 수행자에게 상의해야 한다. 그들의 조언을 들을 때까지 초보자는 묵상을 멈추는 게 좋다.


5) 좌절

   "나는 관상기도 할 수가 없다. 노력해 봤지만 효과가 없었어" 라든지 "몇 달 동안 관상기도 했는데 아무 일도 생기지 않았어"라고 불평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그런 사람들은 너무 많은 것을 너무 빨리 얻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이나 우리나 현실적일 필요가 있다. 우리들 대부분은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에 우리의 마음을 이해하거나 우리의 생각이나 감정을 조절하려고 노력한 적이 없었다. 오래된 습관들은 쉽게 깨지지 않는다. 매일 관상기도를 했는데 그 결과가 이삼 년 내에 나타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 때문에 걱정하거나 좌절해서는 안 된다. 물론 그렇게 오랫동안 결과가 나타나지 않는 일은 거의 없다.

마음의 방황은 우리에게 뿌리 깊은 습관이 되었다. 습관을 버리기가 쉽진 않지만 그 습관은 관상기도와 정반대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비관적인 생각이 갑자기 유익한 생각으로 바뀌는 것이 아니라, 매일 조금씩 점차로 유익한 생각으로 발전하는 것이기 때문에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마음을 이해하고 마음을 조절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바로 묵상이라는 것을 기억하라. 당신이 자신이나 남들을 위해 최선의 일을 하려고 노력한다면, 당신의 묵상이 가치 있는 것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다.
   관상기도를 처음 하는 사람은 자신의 부정적인 마음들이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악화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관상기도 때문에 그렇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빨래할 때를 생각해 보자. 처음에 세탁물을 물에 담그면, 어느 정도의 때가 나온다. 세탁물을 비빌수록 물이 점점 더 더러워진다. 세탁물 속에 들어 있던 때의 양을 보고 놀랄지도 모른다. 비누와 물과 세탁물을 비빈 행동 때문에 때가 많이 생겼다고 비난하는 것은 어리석은 것이다. 빨래하는 과정은 이미 안에 있던 때를 밖으로 드러나게 해서 때를 완전히 제거하는 올바른 방법이다.
   그와 마찬가지로, 관상기도는 마음속에 이미 담겨 있는 해로운 것들을 정화시키는 방법이다. 처음에는 거친 것들을 발견하고, 그 다음에는 더 미세한 것들을 발견한다.
   그러니 인내심을 가지고 관상기도를 하라. 그리고 걱정하지 말고 그분께 내어드리고 기다리라.








5. 기도의 준비

   방해받을 염려 없는 조용한 곳에 편안히 앉아 잠시 긴장을 풀어라.
   의자에 앉을 때는 발은 바닥에 완전히 닿게 하고 양손은 무릎에 올려놓거나 무릎 관절에 바짝 붙여야 한다. 의자는 덮개가 약간 부드럽고 팔걸이가 바짝 붙어 있지 않는 것이 좋다. 의자를 사용하든, 바닥에 앉든, 무릎을 꿇고 앉든지 앉는 자세는 본인의 편한 대로 앉으시고, 반드시 허리를 곧게 펴야(기도시 몸의 자세를 보라) 한다. 눈은 감고(눈을 떠도 좋으나, 이 때 한 곳을 집중적으로 응시하지 말아야 하며, 눈을 감는 것이 더 유익함), 머리는 편안한 각도로 세워야 한다. 만일 몸이 불편할 때는 몸 상태에 맞추어 바닥에 앉아도 되고 누워도 된다.
   심호흡을 세 차례 하면 도움이 된다. 배를 한껏 부풀려 허파를 가득 채우라. 그런 다음 5초 동안 숨을 멈추었다가 천천히 내쉬라. 이렇게 세 번 하라. 도움이 된다.
   염려 말고 기도자세로 들어가서 기도를 시작하여 침묵으로 집중하게 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연적으로 호흡이 조절된다. 그러므로 걱정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기도하면 된다.



5장 기도의 준비.hwp




God Bless Yo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