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수도자, 신성에 참여하고 싶었던 사람들

 

 

 

어떤 유명한 철학자는 "인간은 고독이 두려워서 사회를 만

들고, 죽음이 두려워서 신을 만들었다"면서 사회나 신이 별것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사람들은 도무지 사회나 신을 포기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소위 '똑똑해져서' 과학적이고 확실한 지식만이 판단의 근거와 잣대가 되는 오늘날에도, 사람들이 신에 대해서 포기할 생각이 없는 것을 보면 그저 이상할 따름이다. 위의 철학자의 말처럼 죽음이 두려워서인가?

사람들이 신을 포기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자신들이 얼마나 약한 존재인지를 알기 때문이다. 또, 이것이 자신을 괴롭히는 불안의 근본적 원인이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이것은 능력을 판단 기준으로 하든 도덕이나 지식을 기준으로 하든 마찬가지이다. 제아무리 훌륭한 사람들도 자신은 완전하고 완벽하다고 자신 있게 주장할 수는 없다. 인간에게 겸손이 미덕인 이유는 바로 이것 때문이다. 인간들 스스로는 자신이 얼마나 불안정하고, 부족하고 모자라는 존재인지를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것이다. 이 모자람을 채우기 위해 사람들은 부단히 노력한다. 스스로에게 자신은 부족한 존재가 아니라고 세뇌를 시켜서라도‥‥‥ 하지만 그것이 성공하는 경우는 드물다. 자신의 마음이, 속해서 살아가고 있는 세상이, 자신이 처한 현실이 이것을 받아들여 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신을 찾는다. 절대자를 믿고, 따른다. 신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어리석고 바보 같아 보여도, 그들은 신의 보호와 신앙의 은혜 아래서 평안과 안식을 누린다. 그리고는 진정한 평안과 안식을 누리기 위해서는 신을 믿어야만 한다고 말한다. 인간이 가진 부족함과 모자람에서 나오는 본능적 불안감은 절대자를 믿음으로써만 해소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믿음을 가지고 그들은 삶을 살아갈 힘을 얻는다. 또한 지혜도 얻고, 양심을 지켜나갈 힘도 얻으며, 불의와 타협하지 않을 용기도 얻는다. 이런 까닭으로 그들은 세상과 일정한 긴장관계를 유지하면서 살아가기도 한다.

이렇게 세상과 긴장관계를 유지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 중에는 아예 세상을 포기하고, 절대자가 주는 평안에만 취해서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 절대자인 하나님의 마음과 의지를 일부 넘겨받아서 그 마음과 의지로 세상을 살아가고싶어 하고, 그렇게 사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어느 날 갑자기 절대자 하나님의 심오한 실재를 깨달아서 그런 선택을 할 수도 있다. 또는 어느 날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버리고, 하나님을 소유하는 것만이 진정으로 행복한 삶을 사는 길이라고 판단해서일 수도 있다. 혹시 자신이 평생을 걸고 추구해 왔던 것들이 얼마나 무의미한 것인지를 갑자기 깨달으면서,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하고 하나님을 통해서 전적으로 새로운 삶을 추구하기 위해서일 수도 있다. 그것도 아니라면 아무리 잡으려 해도 잡히지 않는 진정한 평화와 안식의 실체를 잡으려는 시도일 수도 있다. 이렇게 해서 절대자 하나님이 가진 진정한 평안과 안식에 들어가고자 하는 사람들, 자기 자신의 인생을 포함해서 세상의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신적인 질서에 들어가고자 했고, 오늘도 그렇게 하고 있는 사람들, 그것을 위해서 필사의 노력을 하는 사람들을 우리는 수도자라고 부른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 신성에 참여하기 위해 노력하는 곳, 신의 평안을 누리면서도 참여의 노력이 주는 고통에 아파하며 신음하는 곳, 이곳이 바로 수도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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