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문증 심해지면 망막박리 의심을… 방치하다간 실명 위험

2030 망막질환 주의보

입력 : 2018-12-25 04:02


비문증 심해지면 망막박리 의심을… 방치하다간 실명 위험 기사의 사진



눈 감아도 빛 어른대는 광시증 심해져도 주의
고도 근시자 안구 늘어져 구멍 생기면 망막박리 불러
스트레스·과음·흡연 남성들 황반 아래 물 고여 시야 침침
‘중심성망막염’ 조심해야


언제부터인가 한쪽 눈에 까만 점이 보이고 눈 밑 부분에 커튼이 쳐진 것같은 느낌을 받은 20대 김모씨는 안과를 찾았다가 ‘망막박리’ 진단과 함께 응급수술을 받았다. 카메라의 필름에 해당되는 눈 부위인 망막이 어찌된 영문인지 안구 내벽에서 떨어져 나와 들뜨게 됐다는 게 의료진 설명이었다. 조금만 늦었다면 시력을 잃었을 수 있다는 의사 말에 김씨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망막은 눈에 들어온 빛을 전기신호로 바꿔 신경을 통해 뇌에 전달하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 이 망막에 문제가 생기면 시력과 시야에 큰 장애를 겪는다.

24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망막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사람이 지난해 150만명을 넘어섰다. 당뇨 합병증인 당뇨망막증과 황반변성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둘 다 실명을 초래한다.

최근엔 이들 외에 망막박리나 망막혈관폐쇄, 중심성망막염, 망막전막 등 일반인에게 비교적 덜 알려진 유형의 망막질환들도 점차 늘고 있다. 이들 질환 역시 조기발견이 안되거나 방치하면 실명할 수 있다. 노년층에서 주로 생기는 당뇨망막증, 황반변성과 달리 망막박리나 중심성망막염은 20~30대 젊은층에서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망막박리, 젊은층도 많아

망막박리는 눈앞에 날파리가 날아다니는 듯한 비문증과 눈을 감아도 빛이 어른거려 보이는 광시증이 심해지면 의심해봐야 한다. 심한 근시, 가족력, 눈 수술 후유증, 안구 외상 등 다양한 원인이 있는데, 젊은층의 경우 근시 때문이 가장 많다. 근시가 심해지면 안구가 뒤쪽으로 늘어나면서 풍선처럼 얇아지고 심하면 찢어져 구멍이 생기는 ‘열공 현상’이 생긴다. 열공은 망막박리의 흔한 원인이다. 고도근시가 있으면 망막이 정상인지 정기적으로 체크하는 게 좋다.

누네안과병원 문다루치 원장은 “농구같은 격한 운동을 하다 눈을 다치거나 최근엔 아토피피부염의 가려움증 때문에 눈을 세게, 자주 비벼대 망막박리까지 진행된 환자들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심평원 통계에 의하면 지난해 망막박리 및 열공 진료 환자는 50대(25%)와 60대(23%)순으로 많았지만 10~30대도 27%를 차지했다.

망막이 떨어지면 망막에 영양공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시세포가 정상 기능을 하지 못하고 더 진행되면 실명에 이를 수 있다. 망막박리는 응급상황으로 빠른 시일 내에 떨어진 망막을 붙이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건양의대 김안과망막병원 최문정 교수는 “단, 망막박리를 오랫동안 방치했다 수술할 경우 레이저 치료 등으로 망막을 다시 붙여도 완전 시력회복이 어렵다”고 했다.

직장인 ‘중심성망막염’ 위험

정신적·육체적 스트레스와 과음, 흡연,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30~50대 직장 남성들에게서 ‘중심성망막염’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실제 누네안과병원의 경우 이 질환 진료 환자가 2013년 643명에서 지난해 1245명으로 5년간 93.6% 급증한 걸로 나타났다. 지난해 환자의 77%가 30~50대였다.

이 질환은 망막의 중심부인 ‘황반’ 아래에 특별한 원인없이 물이 고이는 현상이다. 갑자기 눈앞에 동그란 동전 모양의 그림자가 가리면서 침침해지면 의심해 봐야 한다. 또 가까운 사물을 볼 때 중심 초점이 흐려지고 물체가 겹쳐 보이거나 찌그러져 보이기도 한다.

대부분 6개월 안에 자연치유되는 편이지만 피로나 스트레스 관리가 잘 안되고 방치하면 30~50%에서 재발하고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다. 장기간 재발이 반복되면 황반변성을 초래해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겨울철, 눈 중풍 잦아

요즘같은 겨울철,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 혈관 기능을 조절하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균형이 깨지면서 온 몸의 혈관이 지나치게 수축되고 혈전(피떡)으로 막히기 십상이다. 눈 속 혈관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망막혈관은 매우 가늘어 더 쉽게 막힐 수 있다.

‘눈 중풍’으로 불리는 망막혈관폐쇄증은 50대 이상 장·노년층에서 많이 발생한다. 평소 고혈압이나 당뇨병, 심뇌혈관질환을 갖고 있다면 더 위험하다. 지난해 망막혈관폐쇄증 진료 환자의 90%가 50대 이상이었다.

망막으로 들어가는 혈관(동맥)이 막히는 것 보다 망막 밖으로 내보내는 혈관(정맥)폐쇄가 더 많다. 문 원장은 “하지만 망막동맥폐쇄가 더 응급상황으로 급격한 시력저하가 따르는데, 2시간 안에 안압을 낮추거나 혈전용해제를 투여하는 등 응급조치를 취해야 하고 24시간을 넘기면 눈이 안 보이게 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말했다.

이밖에 ‘망막전막’이란 것도 있다. 이는 망막 중심부인 황반 위에 섬유성 막이 자라는 질환이다. 발생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다. 최문정 교수는 “눈이 침침하며 사물이 일그러져 보이기도 하는데 초반에는 증상을 느끼지 못하다가 어느 정도 진행되서야 자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비교적 간단한 수술로 망막전막을 제거한 뒤 3~4일 후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하지만 재발 가능성도 있고 합병증으로 백내장이 올 수 있어 정기검진이 필수다. 김안과망막병원의 경우 이 질환자가 2009년 1488명에서 지난해 3857명으로 159% 증가했다.

와이드촬영, 국가검진 항목 포함 필요

전문가들은 3대 실명질환인 녹내장, 당뇨망막증, 황반변성 외에도 많이 발생하고 있는 망막질환들을 조기에 발견하지 못하고 방치할 경우 시력을 회복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따라서 40세 이상은 정기 안과검진으로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문 원장은 “망막질환 고위험군인 -6디옵터이상 고도근시,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자, 망막 가족력이 있는 경우는 6개월~1년에 한번씩 망막정밀검사를 받으라”고 조언했다. 망막은 특히 눈 속 깊숙이 위치해 일반 검사만으로는 이상 여부를 알 수 없어 망막특수장비와 망막 전문의 진단이 중요하다.

문 원장은 “망막박리 등은 안구 주변부에서 주로 발생하기 때문에 주변부까지 넓게 볼 수 있는 광각안저촬영(와이드포토)의 국가건강검진 항목 포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안과 국가건강검진은 시력과 안저촬영, 색각검사만 이뤄지고 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0500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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