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의 방주』
                                  (세인트 빅터의 리처드)




기다리고 또 기다리라

     완벽한 영혼을 가진 사람이라 해도 그 자신 안에 자신을 완전히 모으고 신성함만 동경하면서 안주하기는 힘들다.

     아주 작고 짧은 순간의 지체라 할지라도 - 일 년, 한 달, 심지어 하루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 성질이 급한 사람의 기다리는 마음에는 짜증이 생긴다. 사실 연기된 희망은 영혼을 슬프게 한다. 그리고 진정한 친구의 사랑을 받는 사람,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의 친구는 언제나 신속해야 한다. 문을 두드리는 친구를 기다리게 해서 모욕을 주지 않고 그를 받아들이고, 또 찾아오는 친구를 신속히 달려가 맞아 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혼자만의 사랑은 상대방을 받아들여 주지도 못하며 친구를 인정해 주지도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하나님이 문에서 노크를 하시는 그 순간이 시끄러운 소리를 내는 많은 사람들을 밖으로 쫓아내고 싶게 하는 첫 번째 때가 아니라는 사실을 유의해야 한다.

무리 흩뜨리기

     더군다나 그러한 군중이 그때 나와 같이 있다면 무슨 말을 할 것인가?  "기다리고 또 기다리라"는 말외에 무슨 말을 할 수 있을 것인가? 낯선 무리와 가족을 버리기 위해 기다리고 또 기다리라고 말이다. 모든 생각, 우리에게 유익하지 않는 나쁜 생각은 물론 공허한 생각까지도 모두 낯선 무리로 여겨야 한다.
     실로 우리는 이런 생각들을 집안에서 일하는 하인이나 노예처럼 소유하며, 우리 자신의 필요와 이익을 끌어들인다. 그러나 혼자만의 사랑은 고독을 사랑하고 고독한 장소를 찾기 때문에 그런 사고를 가진 무리뿐 아니라 감정적 사랑을 가진 사람들까지도 버리게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의 포옹에 더 자유롭게, 더 기쁜 마음으로 매달리는
자유를 만끽할 수가 있다.
     이러한 기다림에서 지체함은 얼마나 괴로운 것인가? "기다리고 또 기다리라. 여기서 한순간 또 저기서 한순간을'이라고 우리는 얼마나 자주 되풀이해야만 하는가? 여기서 잠간또 저기서 잠간을, 정원에서 잠간, 복도에서 잠간, 방에서 잠간 기다리라. 이윽고 이렇게 많은 기다림으로 지치신 하나님이 침실로 들어오셔서 가장 은밀하고 친밀한 장소를 차지하실 때까지. 온갖 잡음을 일으키는 무리 전체가 흩어질 때까지 잠간, 방의 장식을 마칠 때까지 복도에서 잠간, 신부의 침대가 준비될 때까지 방에서 잠간 기다리라.


사랑하는 이가 도착하다

     그리고 사랑하는 이는 잠간을, 이런 모든 곳에서 장간을, 즉 여기서 잠간 저기서 잠간 기다려야 한다. 정원에서도 그의 기척은 들린다. 복도에서도 그의 모습이 보인다. 방에서 그에게 애정의 입맞춤을 한다. 침실에서 그를 포옹한다. 기억으로 그의 소리를 들으며 이해로 그의 모습을 보고, 애정으로 따뜻하게 그에게 입맞추며 박수로 그를 포옹한다. 회상으로 그의 소리를 들으며 경이로움으로 그의 모습을 보며, 사랑으로 따뜻하게 안고 기쁨으로 그를 포옹한다.
     아니, 이렇게 말하는 편이 더 좋다면 이렇게 말하리라. 그는 보여 줌으로써 그의 소리가 들리게 하고, 묵상에 의해 모습이 보이게 하며 헌신으로 그녀에게 따뜻하게 입맞추며 들어와 더욱 가까이 달콤하게 끌어안는다. 그는 소음을 내는 사람들이 조용해질 때 보여 줌으로써 소리를 듣게 하고, 그의 목소리가 점점 더 강해지면서 목소리가 들리게 한다
     마침내 소음으로 방해하는 사람들 무리가 모두 흩어지고 그와 그녀 단둘이 남게 되며, 이제 그녀 혼자 묵상함으로써 그를 바라본다. 예상하지 못했던 환상을 보고 그 환상의 아름다움에 대한 경이로움으로 인해 영혼이 점차 빛을 발하고 점점 더 불타오르며 마침내 완전히 불붙어 진정한 순결과 내적인 아름다움으로 완전히 변화될 때, 그녀는 묵상을 통해 그의모습을 보게 된다.
     그리고 자줏빛 옷과 히아신스 색의 린넨과 두 번 염색한 진홍빛 옷으로 내면의 방을 최고로 장식한다 그리고 마침내 그 방의 장식이 끝나고 사랑하는 이가 그 안으로 들어간 후 얼마쯤 지났을 때, 이제 대담함이 점점 커지고 갈망이 괴로움이 되어 그녀가 더는 자기 자신을 자제할 수 없게 되자, 그녀는 갑자기 입맞춤을 퍼부으며 내리누르는 입술로 친밀한 헌신의 입맞춤을 한다.
     그가 헌신의 입맞춤을 다양한 방식으로 계속해서 받는 동안 침실이 준비된다 이윽고 지고의 평화와 평안 속에 영혼의 깊은 내적 휴식이 이루어지고, 사랑하는 이가 가슴 사이로 끌어당겨졌을 때, 그녀는 그에 대한 형용할 수 없는 신성한 달콤함에 싸여 그에 대한 갈망으로 완전히 녹고, 하나님께 매달리는 그 영혼은 이제 하나가 된다.

더는 기다리고 또 기다리지 않는다

     그런 달콤함과 내적 즐거움을 체험으로 알게 된 후에 영혼은 그가 노크하고 있는 동안 사랑하는 이를 더는 기다림으로 지치게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제 영혼은 더는 "기다리고 또 기다리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특히 그녀에게 이제 지체는 어떤 것이든 너무나 길게 느껴지고 기다림이 부담이 되는 이 시점에서는 그런 말을 하지 않는다. 이제부터 그녀는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과 함께, 아니 엘리야 선지자와 함께 그녀가 거할 방문 앞에서 기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언제든지 사랑하는 이를 받아들일 준비를 하게 된다.
     이 시점에서 기진맥진해진 우리의 일은 크게 발전하기 시작하며 완성의 경지에 다가간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천사들이 이제 날개를 넓게 펴고 매 시간 날기 위해 몸을 허공에 띄우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묵상을 위한 질문
     하나님을사랑하는애인이나배우자로생각함으로써 영적으로 어떤 좋은 것을 얻을 수 있을까?


영성 훈련
     참지 못하는 경우를 본 경험을 기억해 보라. 기분이 상해서 성급하게 굴 때 사랑들의 모습은 어떻게 보이는가? 우리도 때로 그렇게 보인 적은 없는가? 순종의 훈련을 통해 우리에게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시험해 보라.



말씀 묵상
     아가서3:1-5






세인트 빅터의 리처드(Richard of St. Victor, ? -1173) .................................................

     세인트 빅터의 리처드는 12세기의 주요 영적 작가로 간주되고 있다 단테가 『신곡(The Divine Comedy)』 (범우사 외 역간)에서 '인간 이상으로 사색하는 사람' 으로 칭송한 그는 성 보나벤츄라(St. Bonaventure)로부터는 고대 교부들과 같은 수준이라는 칭송을 받았다.
     스코틀랜드 태생의 리처드는 1150년대에 파리에 있는 세인트 빅터 수도회에 들어갔다.
그의 평생 동안 관상의 삶을 강조하는 새로운 수도회와 종교 개혁이 많이 일어났다. 리처드는 훈련된 기도와 사색을 하면서 체계적인 지침을 처음으로 책으로 쓴 사람이었다.
     당대 재능 있는 다른 작가들과 마찬가지로 리처드는 중세 영성의 두드러지는 관점들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이 관점들이란 내면성, 감정적 사랑의 역할, 경험의 강조, 사색의 구체적 패턴. 그리고 각 개인의 중요성을 말한다. 그의 접근 방멉은 성경에 깊이 뿌리 내리고 있다. 또 그는 삼위일체에 대해 광범위하게 저술했다.




God Bless Yo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