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를 핥으시는 하나님』
                             폴 투르니에


듣는 힘과 칭묵의 힘

Q. 의사는 우리시대에 무척 바쁜 사람들에 속합니다. 따라서 침묵과 묵상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해 주는 사람이 의사라는 사실은 우리에게 무척 의미가 있습니다. 선생님은 지난 50     년 동안 묵상의 시간을 가지셨다고 들었는데 그렇게 하신 이유는 무엇입니까?

A.  현대인들에게는 침묵이 결여되어 있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삶을 주도해 나가는 것이 아      니라 사건에 의해 질질 끌려가고 있습니다. 그것은 시간과 벌이는 경주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저에게 오는 이유는 들어줄 줄 알고 자기가 이 말 다음에 무슨 말을 할지 끊임없이 생각하지 않는 조용하고 평화로운 사람을 찾기 위해서라고 생각합니다. 삶이 이미 꽉 차 있
다면 다른 것이 들어갈 여지가 없어집니다. 하나님도 들어오실 수가 없지요. 따라서 무언가를 제거해 내야 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이것은 가능한 간단히 요약해서 표현한 것입니다.

Q. 침묵을어떻게정의할수있습니까?

A. 침묵을 정의하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저는 침묵이 무엇보다 기다림이라고 정의하고 싶습      니다. 하나님이 나의 생각을 충분히 자극하셔서 나를 새롭게 만드시고, 사도 바울의 표현대로 '소리 나는 꽹과리'가 되지 말고 창조적인 인간으로 만들어 주시기를 기다리는 것입니다. 그것은 내 인생의 주춧돌입니다. 그것은 가능한 한사람들과 그들의 문제를 하나님의 시각으로 보려고 하는 노력입니다

Q. 묵상을 통해 얻은 첫 번째 체험은 무엇입니까?

A. 한 시간 동안 그분 말씀을 들으려 했지만 한마디도 듣지 못한 것이죠1

Q. 다른 사람들 같으면 포기 했을텐데 선생님은 왜 포기하지 않으셨습니까?

A. 오히려 더욱 분투하게 되었지요! '내가진정 그렇게 간단한 일을 할 능력조차 없다는 말     인가?  제 흥미를 끈 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듣기 위해 귀를 기울인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것은 침묵 이상을 의미하지요. 침묵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입니다. 무엇보다 가장중요한 것은 내 마음속에서 말 또는 타고난 무의식의 기능을 통해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생각을 받는 사람이 된다는 가능성이었습니다.

Q. 처음 실패를 한 후, 아니 그 첫 번째 도전 이후 인내하셨습니까?

A. 그 후로도 묵상이 아무런 결과도 낳지 못하는 것 같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어떤 단계를     밟아야겠다는, 예를 들면 편지를 써야겠다는 것 등의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우리는 언제나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단순한 일들을 하지 않으려고 저항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그렇게 저항하는 이유를 이해하게 되면 우리는 자기 발견의 길에 이미 들어섰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발견 때문에 묵상이 소중한 것입니다.

  그 점에서 묵상은 정신 의학과 비슷한 점이 있습니다. 침묵의 가치를 정립한 사람은 누구     입니까?

A. 프로이드였습니다. 그는 침묵이 갖는 엄청난 힘을 발견하여 제시해주었습니다 정신 의학     에서 보면, 환자가 침묵이 자신을 무섭게 내리누르는 것을 느끼게 될 때가 있습니다. 그런 환자는 의사가 무슨 말이라도 해 주기를 바라게 되죠. 침묵은 자기 자신의 깊숙한 내면을 파고 들어가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그것은 예수님도 잘 아셨던 현상입니다. 예수님은 사막에서 밤을 지내기 위해 떠나셨던 것입니다. 사도 바울 역시 그 사실을 알고 있었고 모든 신비주의자들도 그 사실을 잘 깨닫고 있었습니다.  침묵은 사람을 재구성하게 하며, 그러한 재구성은 내면에 숨어 있던 동기를 발견하게 해 줍니다

Q. 침묵이 불신자들의 삶에서도 중요한 요소가 될 수있습니까?

A. 물론 그렇습니다. 침묵은 정신 의학적인 면도 있기 때문입니다 저에게는 침묵이 하나님     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는 것을 의미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것이 자신에 대해 깊이 성찰하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침묵에 대해 함께 나누는 기회를 종종가졌습니다. 일반적으로 소박한사람이 가장 잘 이해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들으려고 경청하는 소박한 사람은 5분 만에 자신의 문제를 죽 나열할 수 있지만 철학교수는 절대 그렇게 하지 못합니다. 어린이들도 금방 이해합니다. 진실이 있는 그대로 밖으로 표출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단순한 문제를 다루고 있는 것인데,  오늘날 사람들은 그러한 단숨한 일에 대한 이해를 상실해 버린것입니다.

Q. 그렇다면 어떤 면에서는 지성이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말씀입니까?

A. 그렇습니다. 의학 치료에서도 지식인들을 치료하기가 가장 어렵습니다 예수님이 우리 모     두 어린아이와 같이 되어야 한다고 하신 말씀이 근거 없는 말씀이 아닙니다. 한편 깊은 영적 체험을 하는 지성인은 많은 것을 제공해 줄 수 있습니다


Q. 최근에 하신 강연에서 묵상이 거의 모든 인간이 직면해야하는 '개인적 문제의 광대함  을     발견하게 해 주었다고 하셨는데, 그러한 인식은 어떻게 갖게 되셨습니까?

A.  사람들은 우리가 들어 주려는 마음이 갖추어져 있는 정도에 따라서 자신들의 문제를        털어놓는 법입니다. 그것이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자신을 내어 줄 수 있는 능력은 우리가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부드럽게 되도록 그 관계를 하나님 앞에 내어 놓는 묵상의 훈련에 따라 많은 부분이 결정됩니다.

Q.  다른 사람들이 있는 자리에서도 묵상을 했다고 하셨는데, 그렇게 할 경우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게 될 위험은 없습니까?

A. 우리 자신에 대한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해하게 될수록, 다른     사람에 대한 하나님의 뜻이 무엇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에 대해 점점 더 회의적이 됩니다. 그것은 모든 편협과 비난의 근원입니다.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거룩한 진리의 저장소라는 확신에서 오는 오만함으로 타인에게 하나님의 뜻을 강요하려고 할 것입니다. 저는 이런 착오는 절대로 피하려고 합니다 다른 사람에 대한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저는 결코 알 수 없습니다.  정신 의학과 의사들도 환자들이 스스로 발견해 나가도록 하는 방식을 선호합니다. 의사가 자신의 생각으로 제안을 하기 시작한다면 그것은 거의 대부분 옆길로 들어서게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Q. 다른 사람에게 무엇을 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 잘못이라연, 그럼에도 다른 사람들의 정     신적 장애를 극복하도록 도와줄 수 있다고 보십니까?

A. 오직 내가나자신의 진실을 인식하지 않으려는 마음을 극복할 수 있는 한도 안에서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저항을 극복하도록 도와줄 수 있습니다.  부부 간에 침묵이 하는 역할에 대해 좀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저희 부부에게 침묵은 필수적입니다. 사람이 상대방에게 말로 하기 어려운 일 오해하거나 비판을 초래할까 봐 두려워하는 일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침묵입니다. 침묵 속에서는 이러한 제약이 그 힘을 잃습니다. 이러한 침묵의 시간을 갖지 않으면 우리는 좋은 일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부끄러운 일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기 십상입니다. 우리 부부에게는 묵상이 진정으로 서로를 알게 되도록 인도하는 길이 되었습니다. 서로 모든 일에 대해 터놓고 대화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부부들은 스스로를 속이고 있는 것입니다. 같이 기도하고 찬송을 부르면서도 정신적으로 아직 간직하고 있는 부분을 서로에게 털어놓지 않을 수 있습니다. 묵상을 할 때 다른 수단으로 이룰 수 없는 상호 보완적인 상호 통찰이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Q. 아침에 조용한 시간을 갖기가 처음에는 매우 어려워 보입니다. 그런 시간이 자연 스럽게     익숙해질 수 있습니까?

A. 저도 그러한 시간을 갖기로 결심했기 때문에 그 결심을 지키기 위해서 인내하며 묵상한     적이 많습니다 자신의 자긍심을 위해서 자신에게 거의 강요하다시피 하는 경우도 분명 있게 마련입니다. 그렇게 하다 보면 영적인 가뭄의 시기를 맞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런 시기가 지나면 다시 그것이 실제로 느껴지게 되고, 새롭게 시작하면서 더는 허황된 동기에 의지하지 않아도 되는 시점에 이릅니다.

Q. 선생님은 규칙을 부과하는 것을 좋아하시지 않는다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형적인
   묵상의 형태가 어떤지 조금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A. 저는 글로 쓰는 묵상을 합니다. 이 방법이 모든 사람에게 적합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어      떤 사람은 손에 연필을 들고 있으면 그것이 너무 기계적인 느낌이 들기 때문에 묵상에 방해가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제 경우는 그 방법이 아주 좋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묵상할 때 공상에 빠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글을 쓰는 행위는 제가 공상에 빠져들지 않도록
해 줍니다. 목적없는 생각에 잠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기는 하지만 그것은 삶의 실체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또 글을 tM 내려가는 것은 그 생각을 좀 더 튼튼히 해 주기 위해 못을 박는 행위와 비■ㅡㅅ합니다. 우리가 생각에 더욱 깊이 관여 하도록 해 주는 것입니다.

Q. 의적으로 생각이 어떤 방향으로 향하도록 하십니까?

A. 가능한 한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이 생각하는 방식은 우리의 사고방식과는 다릅     니다. 그래서 우리가 우리 자신의 생각으로부터 떠나 하나님의 생각에 미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Q. 마지막으로, 우리 자신의 산란한 상상 속에서 어떻게 하나님의 뜻을 식별할 수 있습니까?

A. 가장 중요한 것은 인내입니다. 개인적인 경험을 말씀드리자면, 한때 저는 의사를 그만두     고 선교사가 되려 했습니다. 그러나 아내가 찬성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알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을 여기서도 알 수 있지요. 우리는 몇 개월 동안 착잡한 심정으로 지냈습니다. 절망에 빠진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저는 의사를 그만둘 것이 아니라 제가 한 경험을 의술에 소개하면 되겠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갑자기 모든 게 분명해졌습니다. 그것은 타협이 아니라 종합이었습니다. 종합하니 모든 것이 창조적으로 된 것입니다. 한사람의 견해가 다른 사람의 견해를 이긴 것이 아니라 제3의, 가장 생산적인 견해가 발견되었다는 뜻입니다.
  저로서는 이런 경험을 말하게 되어 감사합니다. 왜냐하면 이 경험은 하나님이 우리를 인도하시게 하는 일의 중요성과 그 일에 따르는 어려움을 모두 잘 설명해 주기 때문입니다. 인내는 필수불가결한 요건입니다. 대개 하나님의 뜻이 분명해졌을 때는 모든 사람이 그 뜻을 인식하게 됩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런 일은 자주 있지 않습니다. 그런 일이 좀 더 자주 일어나기를 바라지만, 한편 그렇게 되면 우리는 자만하게 되겠지요.






묵상을 위한 질문 :  
"하나님의 사고방식은 우리의 사고방식과 다르다"는 사실을 체험으로 깨달은 적이 있는가? 그와 관련된 성경의 예는 무엇이 있는지 찾아보라

영성 훈련 :
가까운 사람, 배우자나 직장동료와 침묵의 훈련을 해 보라.시간을 정해 같이 침묵하기로 하고, 하나님이 그 사람과의 관계에 대해 어떤 말씀을 하고 싶어 하시는지 귀 기울여 들어 보라

말씀묵상 :
시편40:1-8



..........................................................................폴 투르니에(Paul Toumier,1898-1986)
  폴 투르니에는 신앙이 독실한 의사이자 상담자다 그는 스위스 제네바에 살면서 일했다. 심리학과 정신 의학적 통찰을 기독교적 시각에 적용하여 많은 그리스도인들에게 도움을 주었다
  한때 투르니에는 아내에게 의사를 그만두고 선교사가 되고 싶다고 했으나 그의 아내는 반대했다. 침묵 가운데 열린 마음으로 하나님의 뜻에 귀를 기울인 후 그가 얻은 답은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그것은 자신의 영적 통찰력을 자신이 갖고 있는 정신 의학에 대한 지식과 혼합하기로 한 것이었다.
  그가 쓴 많은 저서 중에 『모험으로 사는 인생(The Adventure of Living)』 (IVP 역간)과 The Meaning of Persons(인간의 의미)는 심리학과 영적인 통찰을 통합하고 있으며 폭넓은 인기를 얻었다.



God Bless You !